이인제씨, 청와대에 섭섭…『두려울게 뭐냐』

  • 입력 1997년 8월 28일 20시 17분


현재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의 언행을 보면 누가 뭐래도 독자출마를 결행하겠다는 뜻이 분명해 보인다. 3박4일간의 중국 방문길에 오른 28일 이지사는 『나는 단호하다. 두려움이 없다. 귀국후에 보자』며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이지사가 완전히 결심을 굳혔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의중을 「진행형」이라고 말한다. 아직 완결짓지 못했다는 뜻이다. 막상 출마를 결행했을 때 뒤따를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지사 자신이나 측근들은 각계의 지원 가능세력들과 분주하게 접촉하면서 『출마하면 엄청난 폭발력이 있다.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넘나드는 결과를 보면 현재 이같은 호소는 말그대로 「호소력」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적인 난관도 만만치 않다. 우선 청와대와 신한국당 지도부쪽의 「주저앉히기 공세」가 집요하다. 명분론은 둘째치고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여권 통제역량이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지사는 27일 김대통령과의 면담이 끝난 뒤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을 극렬하게 비난했다. 그만큼 청와대쪽의 공세를 감내하기 힘들었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다. 출마 때 경선불복에 따른 여론악화와 간단치 않은 신당창당 작업, 자금력 한계 등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여야 3당의 집중적인 「흠집내기」 등으로 지지율이 하강곡선을 그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이지사를 둘러싼 갖가지 소문들이 정치권 안팎에 퍼지기 시작하는 조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민주계 중진들의 향배다. 이지사가 최근 만나 간곡하게 지원을 요청한 徐錫宰(서석재) 徐淸源(서청원)의원 등이 선뜻 이지사의 대열에 동참하겠다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그러나 어려움을 피하는 것보다 맞닥뜨리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극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게 현재 이지사의 생각인 것 같다. 높은 지지율도 정치인으로서는 간단히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이지사가 「9월10일경 지사직 사퇴, 추석연휴 후 출마선언」이라는 일정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보다 유력하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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