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風… 黃風… 정치권 「颱風」-여야, 대응 부산

  • 입력 1997년 8월 19일 19시 51분


▼ 여당 움직임 ▼ 19일부터 신한국당은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에 대한 사상검증 문제에 초점을 맞춰 집중 공세를 폈다.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은 이날 『사실여부를 떠나 선거때만 되면 사상, 색깔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사상문제가 불투명한 데서 비롯되는 것』이라며 『徐敬元(서경원) 李善實(이선실) 吳益濟(오익제)씨 등 일련의 크고 작은 간첩사건들이 왜 특정야당 주변에서 직간접적으로 일어나는지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사상시비의 당사자가 과연 21세기 한국을 이끌어나갈 자격이 있는지 깊은 회의를 갖고 있다』며 김총재를 겨냥했다. 안기부 1차장출신의 鄭亨根(정형근)정세분석위원장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정위원장은 『공안당국은 김총재가 오씨의 밀입북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등 관련여부를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총재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와 함께 정위원장은 『오씨가 14대 총선당시 국민회의측에 공천헌금을 했는지 여부와 계좌추적 결과 자금이 유입됐을 경우 이 자금이 북한의 공작금인지 여부도 조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위원장은 『통상적으로 월북을 할 경우 반드시 안내자가 필요하다』며 『따라서 오씨의 국민회의 입당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천도교 중진, 국민회의 L간부 등에 대한 조사와 함께 월북과정의 관여자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李思哲(이사철)대변인 등 대변인단도 이날 「김대중총재의 사상검증을 위한 제언」이라는 성명 등 이날 모두 4건의 시리즈 성명을 냈다. 이대변인은 이 성명에서 『일본 월간지 중앙공론(80년7월호)은 당시 맥아더사령부(GHQ)의 정보문서를 인용해 「보도연맹원으로 분류된 김대중씨는 6.25 직후 목포지구 해군헌병대에 자수, 구속되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월간지 정계(96년2월호)와 미국 워싱턴투데이(95년8월24일자)도 김진하씨의 증언을 인용해 「김대중씨는 6.25당시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다가 체포되어 후퇴하는 미해군함상에서 총살직전, 미군 정보기관에 근무하던 동향친구 김진하씨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고 보도, 위 사실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이대변인은 『김총재가 당시 서울이 아니라 목포에 있었고 전쟁발발과 동시에 구속상태에 있었음에도 자신의 용공부역 행적을 숨기기 위해 새빨간 거짓말을 했음이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여권관계자들은 『이번 기회에 제1야당의 대통령후보인 김총재의 사상문제를 다시 검증해 과연 21세기 한국을 이끌어나갈 자격이 있는지를 엄밀하게 따져보겠다』며 「후보검증」차원의 문제로 비화시키고 있어 그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주목된다. 〈최영훈기자〉 ▼ 야당 움직임 ▼ 전날까지만 해도 「색깔공방」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국민회의는 19일 여권이 吳益濟(오익제)씨 활동자금의 당내유입 가능성 등을 주장하며 공세를 강화하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따라 국민회의의 대응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이날 국민회의가 취한 특단의 조치는 두가지. 하나는 오씨의 월북이 정권재창출을 위한 정보기관의 「공작」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제보에 근거하면 오씨가 밀파됐을 가능성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오씨 월북을 방치한 데 그치지 않고 방조 또는 기획했다는 역공을 함으로써 경위야 어떻든 오씨 월북의 책임이 여권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오씨가 국민회의당직자이기 이전에 대통령직속기구인 평통자문회의의 상임위원이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는 것과도 맥락이 닿는다. 국민회의의 또 다른 조치는 신한국당 鄭亨根(정형근)의원에 대한 무차별 공세다. 국민회의는 안기부의 공식창구가 아닌 정의원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수사내용이 흘러나오고 있는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의원발언이 허위사실임을 입증하는 데 진력하는 한편 정의원의 「입」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張誠珉(장성민)부대변인은 장문의 논평을 통해 『매번 허무맹랑한 소문을 퍼뜨리는 정의원은 국론분열 획책론자』라고 규정, 『그의 언동으로 가장 이득을 본 집단은 바로 북한』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또 『안기부에 프락치를 배치해 뒀느냐, 아니면 본인이 안기부프락치인가』 『李會昌(이회창)대표에게 줄서기 위한 과잉충성을 하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런 공세에도 불구, 국민회의내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金大中(김대중)총재의 대권가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작 김총재 본인은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며 위기극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측근들의 전언이지만 당내에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민련은 정부의 황장엽리스트수사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명하는 등 국민회의와 대응기조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풍(吳風:오씨 월북으로 인한 파장)」이 「북풍(北風)」의 전주곡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황리스트」는 안기부금고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을 수 없다』는 安澤秀(안택수)대변인의 논평에서 자민련의 입장이 드러난다. 그러나 자민련도 이를 대통령선거에서 정략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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