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박철언씨는 또 왜 들썩…』 어수선

  • 입력 1997년 8월 12일 20시 38분


자민련 朴哲彦(박철언)부총재의 심상찮은 언동(言動)이 당지도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여기에 趙淳(조순)서울시장까지 등장, 金鍾泌(김종필)총재의 지지도를 잠식하자 자민련 당직자들은 12일 할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이날 당직자들은 박부총재의 단독출마 시사발언에 『이미 예상했던 상황』이라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박부총재가 경북지역 전역을 순회하면서 자신의 대선 독자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동향보고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당직자들은 박부총재의 출마여부에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며 당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느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한 당직자는 『당내에서 누구도 그에게 동조하는 사람이 없는데 혼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출마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폄훼했다. 대구 경북(TK)출신 의원들조차 박부총재의 출마시사발언에 대해 출마가 아닌 다른 「노림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金復東(김복동)수석부총재는 『후보단일화를 빨리 하라는 으름장일 것』이라고 말했고 安澤秀(안택수)대변인은 『혼자 하겠다는 사람 말릴 필요 있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출마여부는 접어두고라도 박부총재의 움직임이 앞으로 자민련과 김총재의 진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당지도부는 일단 박부총재의 발언이 후보단일화를 조기에 성사시키라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앞으로 국민회의측과 「직거래」를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독자출마를 무기로 얻어낸 TK지지세를 단일화협상에서 지분을 달라는 근거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지도부는 이제 박부총재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생각인 듯하다. 박부총재가 이미 일정한 선을 넘어버렸고 제풀에 꺾이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자민련은 13일 대선기획위를 공식 발족시키고 안양만안 보궐선거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일단 「가던 길」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또 단일화협상은 그동안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신축적인 자세로 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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