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전이 무르익어가면서 8명 경선주자간의 합종연횡론(合縱連衡論) 시나리오도 갈수록 혼미해지는 양상이다. 합종연횡론이 어떤 모습으로 귀착될는지는 현단계에서 어느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 정도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변수(變數)와 전선(戰線)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며칠전 李會昌(이회창)대표가 돌연 「권력분산론」을 제기할 때까지만 해도 경선구도의 주 전선은 이대표와 나머지 주자들을 망라한 「반(反) 이대표 진영」사이에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이대표가 던진 「권력분산론」 카드로 전황은 달라졌다. 「책임총리론」을 줄기차게 주창해온 李洪九(이홍구)고문이 이대표의 「권력분산론」에 동조하는 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영입파 대 반영입파」라는 새로운 전선이 하나 더 형성됐다. 이 전선의 주변에는 「프로정치인 대 아마추어 정치인」이라는 또하나의 전선까지 가지를 칠 조짐이다.
한보사건 등으로 인한 불신 때문에 아마추어(영입파)들의 기세에 눌려 있던 프로(당내파)들이 갈수록 목청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프로를 자처하는 朴燦鍾(박찬종)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李仁濟(이인제)경기도지사 등은 요즘 「영입파」인 이대표 이홍구 李壽成(이수성)고문 등을 공격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세대교체의 연대」 모색까지 표방하고 있다. 박고문은 더나아가 『현장정치에서 경륜을 쌓지 않은 사람에게 국정을 맡길 수 없다』면서 『李漢東(이한동)고문 崔秉烈(최병렬)의원과도 연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의원도 최근 『이번 경선구도는 당내파 대 영입파, 프로 대 아마추어의 대결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면서 『박고문은 영입파지만 정치 경륜을 쌓은 사람』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들 3인의 공조(共助) 움직임은 정발협의 「이수성고문 추대」 가능성과도 직결된다. 3인중 「반영입파 연대」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박고문은 세사람중 가장 유력한 사람을 경선 결선투표에서 「단일 후보」로 밀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의원과 이지사측은 소극적 반응을 보이는 등 미묘한 입장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최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