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의원 『현철씨 이용한 대선주자…』발언 파문

  • 입력 1997년 5월 6일 20시 02분


<<신한국당의 김덕용(김덕룡)의원이 6일 시민토론회에서 『김현철(김현철)씨를 이용한 대선주자가 있다』고 불특정 대선주자를 향해 공격을 퍼붓자 당안팎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김의원과 그 측근들은 즉각 『그 발언은 질문을 잘못 이해해서 나온 것』이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그러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김의원은 이날 『현철씨를 이용, 단물을 빼먹고 요직에 있는 사람들 중에 여당 대선후보도 포함돼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질문은 『그 대선후보가 구체적으로 누구냐』는 식으로 이어졌고 김의원은 『대선주자가 포함돼 있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고 번복하는 등 갈팡질팡했다. 김의원측은 이에 대해 『김의원의 발언은 분명히 착오였다. 예정에 없었던 내용이다』면서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김의원도 토론회가 끝난 뒤 『전혀 그런 질문을 받은 기억이 없다. 정치권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을 뿐이다』면서 『그런 문제를 가지고 다른 대선주자들과 싸울 일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당내는 온통 벌집 쑤신 듯 뒤숭숭해졌다. 타 대선주자측은 『취지가 분명한 질문이었는데 김의원이 잘못 들었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며 『뭔가 의도가 있는 답변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경위야 어떻든 김의원의 발언이 터져 나오자마자 당안팎에서는 「김의원이 과연 누구를 지목한 것이냐」는 궁금증이 증폭됐다. 그리고 가장 많이 거론된 대선주자는 李洪九(이홍구)고문과 朴燦鍾(박찬종)고문이었다. 이는 한보청문회 과정 등을 통해 두 고문과 현철씨와의 관계가 언급된 적이 있기 때문. 그러나 이들 진영 관계자들은 모두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이고문의 한 측근은 『김의원이 누구를 지칭한 것인지, 현철씨가 대선주자 중 누구와 가까운지 모른다』며 관련설을 일축했다. 박고문측도 『현철씨가영향력있었을때는 박고문을 배제하는 분위기더니 현철씨가 비리에 연루돼 어려운 지경에 놓이자 박고문이 현철씨와 가깝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용관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