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고문,『「사상검증」거론 유치』黨內 비난에 곤혹

  • 입력 1997년 4월 30일 19시 54분


최근 李漢東(이한동)상임고문이 갑자기 「사상 검증」을 거론하고 나선 것을 놓고 신한국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치발전의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출신의 한 초선의원은 30일 『이번 대선에서 여야간이든 여당내에서든 유치한 색깔론이 재연된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지난 92년 대선 때 창궐했던 색깔론도 진흙탕 싸움의 파생물이었다』며 이고문의 발언을 비판했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한동고문이 난데없이 「사상검증」을 주장하면서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과 李壽成(이수성)고문을 염두에 두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 국무총리를 지낸 이대표와 이고문의 사상을 문제삼는다면 국헌의 기초를 부정하는 것에 다름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 초선의원도 『타 대선주자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이고문이 이대표와 이수성고문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상문제를 들고 나온 것 같다』며 『그런다고 이고문의 인기가 올라가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이 비판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자 이고문은 『당내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 지도자에 해당하는 원론적인 얘기였다. 특히 「황장엽 리스트」가 거론되는 등 사상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경계심 강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적극 해명하며 한발 빼고 있다. 이고문은 29일 신한국당 전북도지부 강연에서 『이수성고문은 정치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과 경륜을 고루 갖춘 인물』이라고 극찬, 이수성고문측을 달랬다. 반면 이대표 진영 일각에서는 『이한동고문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속이 훤히 내다보이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매터도』라고 말하고 있다. 〈박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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