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고문 『이젠 「정치인」이고 싶다』

  • 입력 1997년 3월 31일 19시 48분


[칠곡〓윤정국기자] 李壽成(이수성)신한국당고문이 31일 고향인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권주자로 나설 의향을 강하게 비쳤다. 이고문은 이날 『지난 30년간 우리가 타고 온 배는 현재 난파의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는 통일과 다음 세기에 걸맞은 튼튼한 배를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자신이 펼칠 정치활동의 큰 틀을 제시했다. 이고문은 이어 『일단 정치를 시작했으니 내 모든 열정을 다해 민족과 조국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다하겠다』고 밝혀 대권후보경선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이고문에게 큰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 우리나라라는 배가 난파의 위기에 처해 있다. 길게 보면 해방이후 50년, 짧게 보면 60년대 근대화 이후 30년동안 우리가 타고 온 배는 이제 낡았다. 통일과 다음 세기에 걸맞은 튼튼한 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 모두의 마음을 일치시킬 수 있는 화합과 단결이 중요하다. 작으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 ―경선후보에 나설 생각은…. 『통일신라시대에 문무왕은 「왜적침입을 막기위해 자신을 동해 감포 앞바다에 묻어달라」고 했다. 白凡 金九(백범 김구)선생은 「나라가 독립되면 문지기가 돼도 좋다」고 말했다. 나라가 어려우니만큼 나라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까지는 나설 의사가 없다. 그러나 1∼2개월 후 다시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李會昌(이회창)대표 체제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누가 대표가 됐건간에 대표를 도와줘야 한다. 야당까지 포함해 힘을 합쳐 국민을 안심시키고 경제를 회생시키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선거는 그 다음에 생각해야 할 일이다』 ―金潤煥(김윤환)고문의 「金대통령 탈당」발언에 대해…. 『김고문이 그런 말을 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 전체의 불안을 가져 올 헌정파행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내각제 개헌에 대해서는…. 『내각제는 정치의 불안정과 금권정치의 폐해를 낳기 때문에 반대한다. 특히 앞으로 몇년사이에 통일을 맞이해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일이 많을 것이므로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법의 목적은 징벌에 있지 않다. 속으로부터 분노와 미움이 끓어오르더라도 이를 참고 냉정하게 공과를 따져 두 전직대통령이 다시 사회인으로 복귀하는 것을 지지해야 한다고 본다』 ▼ 민주계 반응…출신지역 따라 미묘한 시각차 [정연욱기자] 李壽成(이수성)신한국당고문의 경선출마시사 발언을 지켜본 민주계 인사들은 일단 『예상했던 일』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한보사태와 金賢哲(김현철)씨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전열을 추스르며 결속을 다지는 게 급선무라는 명분론 때문이다. 즉 특정인사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를 거론하는 것은 「그 이후」라는 뜻이다. 한 민주계의 서울출신 재선의원은 『지금은 내부단결이 중요하지 「대안」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 영남권 민주계의원들은 내심 이고문의 출사표를 반기는 표정들이다. 대구 경북(TK)출신인 이고문을 崔炯佑(최형우)고문의 와병으로 우왕좌왕하는 영남권 민주계를 아우를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이고문이 李會昌(이회창)대표 李洪九(이홍구) 朴燦鍾(박찬종)고문 등 당내 영입파 주자들과 맞설 수 있을만큼의 전국적 지명도를 갖고 있는 점도 이들 민주계 인사들이 기대를 거는 대목이다. 반면 민주계내에서 독자기반을 다져온 金德龍(김덕룡)의원 등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이들은 이고문의 정치적 비중을 『일시적 거품현상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 他주자 반응…민주계 대응에 일제히 촉각 [정연욱기자] 신한국당내 대선예비주자들은 李壽成(이수성)고문의 경선출사표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한결같이 『경선출마선언이야 개인의 자유 아니겠느냐』며 깊은 언급을 꺼렸다. 그러나 주자 진영에서는 처한 입장에 따라 제각기 향후 경선구도에 미치는 영향과 득실을 저울질하는 모습이었다. 우선 李會昌(이회창)대표측은 『이고문의 당내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경선준비를 할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였다. 이대표측은 『다만 경선가도에서 이고문이 일부 민주계 세력의 대안으로 부상할 수는 있으나 민주계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민주계를 겨냥해온 李洪九(이홍구) 朴燦鍾(박찬종)고문측은 다소 난감해하는 듯하다. 결과가 어떻게 될는지는 모르나 당장은 민주계 포섭에 함께 나선 「경쟁관계」이기 때문이다. 민정계주자지만 민주계의 지원이 필요한 李漢東(이한동)고문도 비슷한 처지다. 대구 경북(TK)의 「터주」를 자임하는 金潤煥(김윤환)고문은 또다른 측면에서 거북한 입장이다. 이고문이 같은 TK출신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김고문측 반응과 평가는 이대표측과 맥을 함께한다. 金德龍(김덕룡)의원측도 민주계 세력 분산에 촉각을 곤두세워야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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