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勳기자」 李養鎬전국방장관이 대우중공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李전장관 비리의혹사건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검찰은 24일 밤 9시경 李전장관을 전격소환한지 하루만인 25일 밤 10시경 李전장관으로부터 뇌물수수사실을 완전히 자백받았다.
검찰은 李전장관을 소환할때까지만 해도 李전장관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李전장관은 검찰의 그물망수사에 끝내 혐의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이 李전장관의 자백을 받아내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95년4월5일 李전장관이 무기중개상 權炳浩씨로부터 1억5천만원이 담긴 돈가방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진 타워호텔.
李전장관은 검찰에 소환되기 전에 『당시 식목행사를 마치고 공관에서 잠깐 쉰 뒤 드림랜드의 만찬장에 갔기 때문에 타워호텔에 갔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알리바이를 댔다.
더욱이 당시 李전장관의 승용차 운전병이었던 金경민씨도 『李전장관을 모시고 타워호텔에 간 적이 없다』고 李전장관의 해명을 뒷받침했다.
검찰은 그러나 權씨의 주장을 토대로 당시 李전장관을 목격했을 가능성이 있는 타워호텔을 집중적으로 뒤져나갔다.
호텔내의 음식점 주차장 등의 종업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고 결국 당시 李전장관이 權씨를 만났던 호텔내 모음식점 종업원으로부터 『4월5일 李전장관이 왔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 검찰은 25일 오후 당시 李전장관의 운전병을 소환해 『그날 오후 李전장관을 모시고 타워호텔에 갔으며 그때 權씨를 만나는 것을 보았다』는 내용의 진술을 받아내는 등 수사가 크게 진척됐다.
李전장관은 결국 이날 밤 운전병 金씨, 타워호텔 음식점 종업원과 차례로 대질신문을 받으면서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李전장관의 자백을 받아낸 검찰은 이어 대우중공업 임원들로부터도 『權씨에게 1억5천만원씩 담긴 돈가방 2개를 건네준지 얼마 안돼 李전장관에게 돈이 건네진 사실을 확인했었다』는 최종적인 진술까지 확보해냈다.
이처럼 李전장관의 완전한 자백을 받아낸데는 중국에 머물고 있는 權씨로부터 당시의 상세한 정황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것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측으로부터 『李전장관에게 돈을 전달하라며 權씨에게 돈을 준 적이 있다』는 정황증거만 확보한 상태에서 李전장관을 전격소환할 당시 검찰 고위관계자는 『李전장관을 소환한 것은 일종의 도박이다. 우리는 사선(死線)에 서있다』고 말할 정도로 수사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제로 검찰은 李전장관이 25일 오후 늦게까지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해 한때 李전장관을 귀가조치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