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알리’ 꺾은 전설의 복서 스핑크스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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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25세 나이로 헤비급 챔피언
복싱 역사상 최대 이변으로 꼽혀
그해 재대결선 전원일치 판정패

7일 타계한 리언 스핑크스가 1978년 2월 15일 당시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리와의 경기에서 왼손 펀치를 날리고 있는 모습. 이날 승리로 스핑크스는 링 위에서 알리의 챔피언 벨트를 뺏어낸 유일한 선수가 됐다. 라스베이거스=AP 뉴시스
7일 타계한 리언 스핑크스가 1978년 2월 15일 당시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리와의 경기에서 왼손 펀치를 날리고 있는 모습. 이날 승리로 스핑크스는 링 위에서 알리의 챔피언 벨트를 뺏어낸 유일한 선수가 됐다. 라스베이거스=AP 뉴시스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1942∼2016)를 꺾었던 또 다른 전설 리언 스핑크스(미국)가 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8세.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 등 외신에 따르면 스핑크스는 전립샘암을 포함해 수년간 각종 암으로 투병해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말년을 보냈던 그는 아내와 가족, 지인들과 마지막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핑크스는 1970, 80년대를 풍미했던 헤비급 복서다. 그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복싱 헤비급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의 인생 하이라이트는 25세의 젊은 나이이던 1978년 찾아왔다. 그해 2월 15일 열린 타이틀전에서 무적으로 군림하던 알리를 15라운드 판정승으로 꺾으면서 세계 헤비급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는 알리를 상대로 링 위에서 챔피언 벨트를 뺏은 유일한 복서로 남아 있다. 이 경기는 복싱 역사상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그해 켄 노턴과의 방어전을 거부해 세계복싱평의회(WBC)타이틀을 박탈당했다. 대신 같은 해 9월 세계복싱협회(WBA) 타이틀을 걸고 알리와 재대결을 선택했다. 약 7만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진 이 경기에서 스핑크스는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하면서 챔피언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는 1981년 6월 다시 한번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했지만 래리 홈스에게 3라운드 TKO패 했다. 그의 동생 마이클 스핑크스는 4년 뒤 홈스를 꺾어 형의 복수를 하기도 했다. 이후 1995년 은퇴까지 프로 통산 46전 26승(14KO) 17패 3무의 성적을 남겼다.

마우리시오 술라이만 WBC 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권투계는 리언 스핑크스를 잃었다. 그의 아내 브렌다와 가족, 친구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스핑크스#알리#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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