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산불진압 활약 주민 4명 소방청 표창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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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민망하네요. 같은 상황이 온다면 또 달려가야죠.”

1일 발생한 강원 고성군 산불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화마(火魔)와 맞섰던 지역 주민들이 소방청 표창을 받는다.

소방청은 “8일 열린 공적심사위원회에서 고성 산불 때 활약한 정일모 씨(53·사진) 등 4명에 대해 소방청장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소방청은 “개인 장비를 동원해 민가와 군부대 탄약고 등으로 화재가 확산되는 걸 막은 공적이 인정돼 표창 수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표창장은 강원소방본부장이 전달할 계획이다.

정 씨 등 3명(정항모 씨, 익명)은 1일 밤 인근 논에서 일을 하던 중 솟아오르는 불기둥을 보고 농약 살포용 광역방제기 통(7000L)에 물을 담아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은 하마터면 불에 탈 뻔한 집 2채를 구했다. 인근 군부대 탄약고로 불이 번지는 것도 필사적으로 막았다. 정 씨는 표창장 수여에 대해 “불이 났으니 뛰어가서 껐을 뿐”이라며 겸연쩍어했다. 고성군에서 나고 자란 그는 “주민들은 산불이 얼마나 큰 고통을 가져다주는지 잘 알고 있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속초에서 폐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재진 씨(56)도 화재 진압의 공을 인정받아 표창장을 받는다. 지난해 고성 산불 때 큰 피해를 입었던 김 씨는 산불이 생각보다 크게 번지자 보유하고 있던 고압 살수장비를 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고성 산불#소방청 표창#지역 주민#정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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