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넘나든 ‘음악 거장’ 프레빈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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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4회-그래미 10회 수상, 클래식-뮤지컬-영화음악 섭렵
미아 패로 등과 5번 결혼하기도… 1971년 본보 주최 첫 내한 공연

2004년 노르웨이 오슬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던 앙드레 프레빈의 모습. 당시 아내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아네조피 무터가 협연했다. 사진 출처 wqxr.org
2004년 노르웨이 오슬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던 앙드레 프레빈의 모습. 당시 아내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아네조피 무터가 협연했다. 사진 출처 wqxr.org
평생 음악 장르와 작업 분야의 경계를 허물며 활동한 미국 클래식음악 지휘자 겸 작곡가 앙드레 프레빈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뉴욕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0세.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난 프레빈은 아마추어 피아니스트 겸 변호사인 부친을 따라 1938년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어릴 때부터 절대음감을 보인 프레빈은 젊은 시절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의 후예’로 주목받으며 영국 런던심포니와 로열필하모닉, 미국 로스앤젤레스필하모닉 등 6개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를 지냈다.

클래식뿐 아니라 재즈, 뮤지컬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선배 번스타인을 흠모한 프레빈은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1964년) 등으로 미국 아카데미 음악상을 4회 수상해 대중문화 영역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음악가로서의 출발점도 영화 작업이었다. 1946년 고등학교 재학 중에 영화사 MGM으로부터 의뢰받은 뮤지컬영화 ‘할리우드 인 멕시코’가 그의 작곡 데뷔작이다.

재즈 장르에서는 엘라 피츠제럴드(1917∼1996)를 비롯한 뮤지션들과 함께 음반을 내며 작곡가가 아닌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다. 69세가 된 1998년에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에 곡을 붙인 첫 오페라 작품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발표했다. 1958∼2004년 10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하면서 클래식, 영화음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에서 고루 호명됐다. 그는 2010년 그래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5번 결혼하고 5번 이혼한 파란만장한 사생활로도 유명했다. 1970년에는 배우 미아 패로(74)와 스캔들을 일으킨 뒤 두 번째로 이혼하고 2개월 후 패로와 결혼해 이목을 끌었다. 1979년 프레빈과 이혼한 패로는 트위터에 “다시 만나요. 사랑하는 친구”라는 추모 글을 올렸다. 패로와 함께 입양했던 한국계 소녀 순이 프레빈은 1992년 모친 패로와 동거 중이던 영화감독 우디 앨런과 스캔들을 일으키고 결혼했다. 프레빈은 2002년 다시 34세 연하인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아네조피 무터와 비밀리에 결혼했다가 2006년 이혼했다.

프레빈은 1971년 동아일보 주최로 서울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런던심포니와 첫 내한 공연을 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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