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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특별 기고]전통 위의 혁신, 뉴스 종결자로 우뚝 서라

이민규 한국언론학회장·중앙대 교수
입력 2018-01-26 03:00업데이트 2018-01-2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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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호 동아의 길
이민규 한국언론학회장·중앙대 교수
오랜 전통과 함께 새로움을 끊임없이 추구해온 동아일보 지령 3만 호 발행을 축하한다. 지난 세월 동아일보는 ‘언론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권력과 투쟁하는 정론지로서 자리매김해 왔다면, 새로운 시대에는 스스로를 혁신하고 가다듬어 디지털 환경과 숙명적 결전을 벌여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게 되었다.

얄밉도록 영리해진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언론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거침없이 확산되는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환경의 보편화로 종이신문은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뿌리 깊은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는 ‘전통 기반의 혁신(Old but New)’ 정신으로 디지털 저널리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00년 가까이 동아일보가 사시(社是)로 추구해온 민족, 민주, 문화의 고유한 저널리즘 가치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 가치를 표현하는 방식에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독자 우선’의 정신, 독자들에게 봉사하는 저널리즘의 기본 가치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뉴스 내용 측면에서 정확한 정보와 공정한 논평으로 ‘가짜뉴스(fake news)’에 당당히 맞서 나가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특정인이나 조직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가짜뉴스를 손쉽게 생산할 수 있다. 가짜뉴스는 마치 ‘생물’처럼 디지털 환경에서 빛의 속도로 변화·확산되면서 현실을 끊임없이 왜곡한다.

가짜뉴스는 사회적 분열과 갈등, 기성 언론에 대한 신뢰 붕괴에서 출발한다. 가짜뉴스를 생산·유통하는 사람들은 그 행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정치적 신념을 드러내면서 스스로 만족을 얻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짜뉴스를 막으려면 계층적, 이념적 갈등을 뛰어넘어 어떻게 사회통합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책이 지면에 솔직하게 반영돼야 한다. ‘탈진실 시대’일수록 잘못된 정보를 판별하고 올바른 길을 안내하는 정론지(正論紙)로서 동아일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저널리즘의 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새로운 뉴스 형태의 개발에 관한 고민과 혁신도 필요하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를 맞아 디지털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 등을 통한 사회 시스템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종이와 잉크를 통해 뉴스를 전달하던 것과 비교하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풍요롭고 역동적인 뉴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종이신문의 위기를 논하는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도 뉴스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저널리즘은 진부함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뉴스 스토리 개발은 지령 3만 호를 맞이한 동아일보의 과제이자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150년 역사의 뉴욕타임스는 전통적인 저널리즘 가치와 강점을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하기 위해 기사 기획 단계부터 기자들이 그래픽 디자이너, 비주얼 디자이너와 함께 전략적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불가피해 보인다. 어떻게 하면 동아일보 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진실을 전달하기 위한 에토스(ethos)적 열정과 새로운 뉴스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관한 뉴스 전달 방법은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한다.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기 속에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던 동아일보가 미래의 언론을 선도하는 독보적인 뉴스의 ‘종결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팩트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공정한 논평으로 분열된 사회의 통합자로 역할을 담당해줄 것으로 믿는다. 변화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동아일보가 가짜뉴스를 판별해내는 훌륭한 ‘팩트체커’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종이신문의 미래가 불투명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동아일보가 최고의 정보와 데이터가 유통되는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서 지령 4만 호, 5만 호까지 굳건한 역할을 이어가길 바란다.

이민규 한국언론학회장·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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