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홍남순 변호사 자택에 광주 민주화운동기념관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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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변호사’로 인권운동 헌신
15일 10주기 추모식… 기념사업 본격화

15일 광주 북구 민주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대인 홍남순 변호사 10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추모탑으로 행진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5일 광주 북구 민주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대인 홍남순 변호사 10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추모탑으로 행진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965년 한일협정부터 5·18민주화운동까지 현대사의 고비마다 의(義)를 좇았던 고 홍남순 변호사의 타계 10주년을 맞아 그의 정신을 계승하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취영 홍남순 변호사 추모모임은 15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고 홍남순 변호사 10주기 추모식을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추모식에는 이부영 전 국회의원, 정대철 전 국회의원,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홍성우 변호사, 이홍길 전 전남대 교수, 이낙연 전남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추모모임은 기념사업회를 발족하고 민주화 인사들에게 은행나무집으로 불린 홍 변호사의 광주 자택을 5·18민주화운동 사적지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폐가가 돼 있는 홍 변호사의 광주 동구 궁동 자택을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복원하는 사업이다.

 1912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홍 변호사는 2회 조선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광주지법 판사를 거쳐 1963년부터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1965년 한일협정 반대운동에 참가하며 양심수 변론을 도맡는 긴급조치 전문 변호사가 됐다.

 그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68세에 신군부로부터 48일간 벌거벗긴 채로 매질을 당했지만 의연하게 맞설 정도로 기개가 넘쳤다. 신군부는 내란죄를 씌워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1년여 만에 풀려났다.

 고인은 28년간 양심수 사건 93건을 변론한 인권변호사였다. 고 김영삼 대통령이 고인에게 문민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맡아 줄 것을 권했으나 거절해 영원한 재야로 불린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양심수 사건#인권변호사#홍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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