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재단’ 만든다

  • 동아일보

개인 자산 수십억 들여… 사회혁신지원단체 아쇼카와 설립 논의

국내 대표적인 벤처 부호인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49·사진)이 수십억 원 규모의 ‘김범수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김 의장은 올해 초부터 사회혁신 기업가 지원단체 아쇼카(ASHOKA) 한국지부인 아쇼카한국 관계자들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다음카카오 사옥(구사옥)에서 수차례 만나 구체적 재단 활동 및 설립 시기를 논의했다. 김범수재단은 김 의장의 개인 자산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김 의장의 자산은 3조1778억 원(포브스 추산)에 이른다.

국내 사회공헌분야 관계자는 5일 “김 의장은 지난해부터 아쇼카한국 등 사회공헌단체 관련 행사에 직접 참여하며 재단 설립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김 의장 개인 자산으로 재단을 설립하는 것은 확정적이며 현재 구체적 활동 내용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정주 NXC 대표이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과 함께 국내 대표적 벤처 부호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들은 각자 기업적 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해왔으며 개인 자산을 투자해 직접 재단을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김 의장의 재단 설립에 대해 벤처기업인들의 사회적 성공을 대외적으로 증명하면서 기존 한국 사회를 이끌어왔던 기업 및 경제계 인사들과 벤처기업인들을 차별화하겠다는 김 의장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기부, 봉사 등 전통적 사회공헌활동이 아닌 창의성 도전 등 ‘벤처정신’을 더한 새로운 부(富)의 사회환원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뜻이다.

김범수재단은 김 의장이 지난해 11월 제시한 ‘소셜임팩트’의 실현을 목표로 구체적 활동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 의장은 당시 국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타트업 축제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기부·자선·봉사 등으로 나누는 전통적 사회공헌 방식은 사회적으로 작은 행위밖에 되지 않는다”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이익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소셜임팩트’”라고 말했다.

김 의장이 재단 설립을 논의하는 아쇼카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사회혁신지원단체다. 본사는 미국에 있으며 구글, 레고, SAP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아쇼카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아쇼카는 창의적 아이디어로 사회적 변화를 끌어낸 사회혁신 기업가를 아쇼카 펠로로 선정하고 전 세계 다른 아쇼카 펠로와 네트워크를 맺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김 의장이 소셜임팩트라는 큰 주제에 대해 다음카카오 팀 신설, 외부 기관과 연계, 재단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다음카카오#김범수#김범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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