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놓치자… 소대장은 훈련병 향해 몸을 던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실수로 투척호에 떨어뜨린 훈련병… 끌어내 감싸안자마자 쾅… 모두 무사
육군훈련소 김현수 상사, 4초의 기적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훈련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이 소대장의 기본 책무입니다.”

한 육군훈련소 소대장의 헌신이 훈련병을 구했다. 주인공은 김현수 상사(32·사진). 실수로 수류탄을 놓친 훈련병을 자신의 몸을 던져 구한 그는 지난달 30일 육군훈련소장 표창을 받으면서도 “평소에 훈련한 대로 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2일 육군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송모 훈련병은 수류탄 훈련을 위해 호 안에 들어간 뒤 안전핀을 제거하고 “던져!”라는 명령에 따라 수류탄을 던졌다. 하지만 수류탄은 전방 호수에 떨어지지 않고 바로 옆 김 소대장이 서 있는 호 안에 떨어졌다. 안전핀이 제거된 뒤 실제 폭발까지의 시간은 4∼5초. 두 사람이 서 있는 호 사이에는 높이 60cm에 불과한 분리벽이 설치돼 있을 뿐이었다. 내부에서 폭발한다면 두 사람 모두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던 것.

김 소대장은 반사적으로 움직여 “호 안에 수류탄!”이라는 말을 힘껏 외치면서 송 훈련병이 있는 곳으로 넘어갔다. 키 180cm, 몸무게 75kg의 건장한 체격에 방탄조끼까지 입은 송 훈련병을 신속하게 호 밖으로 끌어낸 뒤 자신의 몸으로 감싸 안았다. 곧이어 호 안에서 수류탄이 폭발했다. 두 사람은 모두 다친 곳 없이 무사했다.

송 훈련병은 “수류탄 폭발 직전의 위험 속에서도 제 안전을 먼저 생각한 소대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특전부사관 출신인 김 소대장은 6년째 육군훈련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육군훈련소#수류탄#투척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