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가 성 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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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부임뒤 부인 모교 梨大행사서 첫 공식일정
“주한 美대사때 얻은 교훈 하나는… 아내에게 잘할 것”

성 김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7일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한미 공공외교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성 김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7일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한미 공공외교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주한 미국 대사직을 마치고 이달 미국으로 귀임한 성 김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워싱턴의 첫 공개 발언 장소로 아내 정재은 씨가 졸업한 이화여대 주최 행사를 택했다. 김 부차관보는 워싱턴에서의 첫 일성으로 ‘아내 사랑’을 강조해 애처가임을 과시했다.

김 부차관보는 17일 이화여대 공공외교센터와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 주최한 ‘한미 공공외교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오전 11시 반 정각에 행사장인 우드로윌슨센터에 도착한 그는 때마침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린 것을 두고 “날씨가 나빠서 죄송하다”고 농담을 건네 한미 양국에서 온 청중의 폭소를 이끌어 냈다.

이어 “주한 미대사 경험은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내게 줬다. 하나는 아내에게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가 나온 이화여대의 행사에 가능한 한 많이 참석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인 정 씨는 김 부차관보가 이번 행사에 나올 결심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차관보는 강연 도중 ‘대(大) 이화여대’라는 호칭을 써서 세 번째 웃음을 이끌어냈다.

김 부차관보는 “(주한 미대사로 일하며 얻은) 또 다른 교훈은 공공외교의 중요성”이라며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는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국 관계에 대한 한국 대중의 지지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라며 “이는 한미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이슬람국가(IS)와 에볼라 퇴치 등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도전에 공동 대응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김동기 외교부 문화외교국장은 기조발언에서 “캐슬린 스티븐스와 성 김 등 전 대사들의 활동은 미국이 한국인의 마음을 얻는 데 기여했다”고 치하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공공외교센터장도 김 부차관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부차관보는 김 국장의 발언이 끝난 뒤 11시 55분경 질의응답 시간이 시작되자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을 피할 생각은 없지만 시간이 없다”며 행사장을 나섰다. 그는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을 나온 특파원단에 “(미국으로) 돌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성 김#주한 미국 대사#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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