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이라는 이유로 총상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미국 병원에서 쫓겨난 한인 남성 박모 씨(57)가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 WSB-TV 화면 캡처
미국에서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총상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병원에서 쫓겨난 한인 남성 박모 씨(57)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미국 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달 30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 고속도로 주변 숲에서 흑인 강도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현지 경찰은 “흑인 청년이 다가와 박 씨가 구걸한 돈을 요구했고 돈이 없다고 하자 곧바로 총을 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이 흑인 청년은 현재 수배 중이다.
박 씨는 강도가 쏜 총에 맞아 머리와 등, 목의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인근 애틀랜타 메디컬센터로 옮겨졌으나 간단한 응급치료만 받고 입원 2시간 만에 거리로 내몰렸다. 맨발에 환자 가운만 걸친 상태였다.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쫓겨난 박 씨의 사연은 지역 유력 방송 WSB의 보도로 알려졌고 지역사회는 공분했다. 박 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병원에서 ‘부상이 없으니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분노는 따뜻한 도움으로 이어졌다. 방송을 본 백인 여성 히더 하프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씨를 도와줄 자원봉사자를 구한다”고 올렸다. 지역 봉사단체도 힘을 합쳤다. 이들은 다리 밑에서 피를 흘리며 신음하고 있던 박 씨를 찾아내 모텔로 옮겼다. 약과 음식도 제공했다. 또 박 씨가 6주가량 모텔에 머물 수 있도록 성금도 모았다.
하프 씨는 “나도 힘든 시절이 있었고 우리 모두는 가끔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이라며 “무엇이 사람을 길에서 쓰러뜨리더라도 사람은 그가 가던 길로 다시 올라서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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