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포기못해 재입학한 한의사, 무대뒤 분장예술 다시 배우는 성악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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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서 꿈을 키우는 4년제大 졸업생 - 직장인들

4년제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다가 분장예술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전문대 관련 학과에 다시 입학한 황소희 씨. 황소희 씨 제공
4년제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다가 분장예술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전문대 관련 학과에 다시 입학한 황소희 씨. 황소희 씨 제공
4년제 국립대 성악과를 다니던 황소희 씨(21)는 올해 대경대 분장예술과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늘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불러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왠지 모르게 무대 뒤에서 분장을 하는 일에 더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다. 황 씨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만큼 실무 중심의 교육을 받아 성악과 분장을 넘나드는 멀티 예술문화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경희대 한의대를 나와 한의사가 된 정아름 씨(26)는 올해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다시 들어갔다. 어릴 때부터 간직했던 피아노 연주자라는 꿈을 위해 주중에는 대학생으로, 주말에는 한의사로 뛰고 있다.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뒤에 평소 바라던 꿈을 찾기 위해 전문대에 다시 입학하는 ‘U턴 입학생’이 늘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27일 발표한 2014학년도 전문대 입시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졸업생 4984명이 올해 전문대에 지원해 1283명이 신입생이 됐다.

현직 고교 교사인 이화신 씨(57)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 복지에 대한 관심이 생겨 전북과학대 복지계열에 입학했다. 이 씨는 사회복지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워서 퇴직 후 교육현장에 접목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전문대협의회 관계자는 “교대 졸업생이 문예창작과에 입학하거나, 영어교사가 부동산과에 입학하는 등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이들의 새로운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4년제 대학을 마치고 전문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1000여 명이 넘고 있다”고 말했다.

실무능력을 갖춰 취업을 하겠다는 판단에 따라 어린 학생들이 전문대의 특성화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재중동포 어머니를 둔 김승환(19), 근형(16) 형제는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한국에서 검정고시를 치른 뒤 마산대 의료관광중국어과에 입학했다. 근형 군은 이 학교 최연소 입학생이다. 세쌍둥이인 유기룡, 기창, 기원(19) 형제는 원광보건대 특전부사관과에 나란히 입학해 직업군인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전문대#특성화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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