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北대사 취임 첫날 “깜짝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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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망명 탈북자 마영애씨 “악마 김정은” 면전 피켓시위

유엔 북한대표부의 기피 인물 1위인 마영애 미주탈북자선교회 대표(47)가 자성남 유엔 북한대표부 대사 출근 첫날 면전에서 1인 피켓시위를 벌여 자 대사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자 대사는 지난달 28일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뒤 정오경 대표부 사무실로 들어오는 순간 마 씨와 마주쳤다. 마 씨는 자 대사의 얼굴을 몰랐지만 이전에 여러 차례 본 대표부 직원들을 알아보고 그가 신임 대사임을 직감했다. ‘살인 악마 김정은 국제형사재판 회부’라는 한글과 영문으로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던 마 씨는 “저기 북한 사람들이다”라며 구호를 외쳤다. 자 대사는 동행한 대표부 직원 뒤로 고개를 돌리고 황급히 사무실로 몸을 피했다.

2006년 4월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에 정치망명을 신청해 미국으로 건너 온 마 씨는 뉴욕에 정착해 북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고독한’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달 북한으로 귀임한 신선호 전 주유엔 대사는 3차례나 면전 시위의 봉변을 당했으며 한성렬 전 차석대사는 맨해튼 한복판에서 마 씨를 피해 차도를 건너 달아나 추격시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7년간 유엔본부 앞에서 수백 차례 시위를 했고 북한대표부 앞에선 60차례 가까운 시위를 벌인 마 씨는 “북한 정권이 바뀌지 않는 한 (자 대사와 대표부 직원들은) 내 얼굴을 많이 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 씨는 북한예술단 출신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인사 1세대에 속한다. 성공적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남편이 북한 정권에 의해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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