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꽃 만발한 가로수길 걸으면 가슴이 뭉클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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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전국최장 무궁화길 조성… 도로 7곳 55km 걸쳐 9400여 그루 심어

충북 진천군 진천읍 상계리 ‘김유신 탄생지’에서 보탑사로 이어지는 2차로 길가에 무궁화꽃이 만개해 있다. 진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진천군 진천읍 상계리 ‘김유신 탄생지’에서 보탑사로 이어지는 2차로 길가에 무궁화꽃이 만개해 있다. 진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곧고 바르게 자란 나무들 사이로 활짝 핀 무궁화를 보니 가슴이 뭉클하네. 앞으로 전국 곳곳에 무궁화 가로수길이 많이 조성됐으면 좋겠어요.”

7일 오후 충북 진천군 진천읍 상계리 ‘김유신 탄생지’ 인근 2차로. 여름휴가를 맞아 이 곳을 찾은 김광직 씨(41·충북 청원군 내수읍)는 도로 양쪽으로 길게 이어진 무궁화나무 가로수길을 보며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전국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가로수로 무궁화가 이곳처럼 길게 이어진 곳을 처음 봤기 때문. 김 씨는 “무궁화는 나라꽃이지만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데 흰색과 연분홍색 무궁화가 가득 피어있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보통 7월부터 9월까지 100일 정도 개화하는 무궁화가 요즘 충북 진천 지역 도로 곳곳에 만발해 있다. 단일도로로는 국내 최장인 진천읍 벽암리∼문백면 도하리(20km)를 비롯해 진천읍 장관리∼광혜원면 실원리, 진천읍 성석리∼초평면 중성리 등 7개 노선(총길이 55.2km)에 9400여 그루의 무궁화나무가 심어져 있다.

진천군이 무궁화 가로수길 조성에 나선 것은 2001년부터. 기존의 가로수로 심었던 버즘나무가 ‘농작물 생육에 지장을 주고 교통안내판이나 전선을 가린다’는 민원이 계속되자 새 수종(樹種)을 찾기 위해 주민여론조사를 했다. 그 결과 무궁화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군은 키 작은 무궁화를 가로수로 키우기 위해 지하고(枝下高) 1.5m 이하의 가지를 모두 쳐내고, 흔들림이 없도록 나무 버팀대를 세웠다. 2002년에는 국립산림과학원과 ‘무궁화 가로수 재배기술 이전 협약’을 맺고 전문가로부터 3년간 자문을 받았다.

‘무궁화는 진딧물이 많아 키우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것. 무궁화 전문가인 송석응 씨(61·음성 대봉수목원 대표)는 “진딧물 얘기는 일제 강점기 우리 꽃을 없애기 위해 일본인들이 퍼뜨린 낭설이다. 4월에 진딧물 방제약을 한 번만 뿌리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무궁화의 날’인 8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전국 무궁화 전시회’가 열린다.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한 것은 ‘8’자를 눕히면 무한대(∞) 기호가 되는데, 무궁화가 무한대로 퍼지길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진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무궁화 가로수길#김유신 탄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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