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하는 CEO, 고객도 신뢰하겠죠”

  • 동아일보

KSF 출범후 첫 외국인으로 출전
재규어코리아 매킨타이어 사장

‘2013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이 열린 16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데이비드 매킨 타이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사장이 레이싱슈트 차림을 한 채 자신의 레이스카 ‘벨로스터터보’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노션 제공
‘2013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이 열린 16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데이비드 매킨 타이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사장이 레이싱슈트 차림을 한 채 자신의 레이스카 ‘벨로스터터보’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노션 제공
“수입자동차업체 사장이 왜 한국에서 레이싱을 하냐고요? 골프보단 어울리지 않나요?”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대회인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3라운드 결승전이 열린 16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데이비드 매킨타이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사장(41)은 준(準)프로 대회 ‘벨로스터터보 마스터스’ 결승전을 마친 뒤 비처럼 얼굴에 흐르는 땀을 연방 닦았다.

국적이 영국인 매킨타이어 사장은 2011년 출범한 KSF에 참가한 첫 외국인이다. KSF는 원칙적으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지만 KSF조직위원회는 특별 심사를 거쳐 그의 출전을 승인했다. 2007∼2009년 KSF의 전신인 ‘클릭 페스티벌’에 참가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매킨타이어 사장은 자동차 마니아들이 수두룩한 수입차업계 관계자 중에서도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인물이다. 영국 애스턴대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포르셰, 애스턴마틴, 벤틀리 등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에서 일하며 늘 카레이서를 꿈꿔왔다. 기회가 온 것은 벤틀리 한국지사장으로 부임한 2007년.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일하던 친구로부터 현대자동차의 소형차 ‘클릭’을 사용하는 클릭 페스티벌을 소개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차를 사서 이리저리 뜯어고치고, 용인 에버랜드 서킷에서 연습하다 만난 한국 친구들…. 마치 작은 커뮤니티 같았죠. 올해 KSF에 와 보니 그때 만난 친구들이 어엿한 레이서로 활약하고 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요.”

매킨타이어 사장은 2011년 벤틀리 중국 판매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도 유명 레이싱대회인 ‘ASR컵’에 현지 브랜드인 지리(GEELY) 차를 타고 출전했다. 지난해 6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사장으로 취임한 후 추억이 가득한 한국 모터스포츠계로 돌아왔다.

매킨타이어 사장은 “영국에는 재규어, 로터스, 맥라렌 등 레이싱 역사가 긴 자동차 브랜드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KSF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이다”라면서도 “레이싱 혈통을 지닌 재규어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레이서로 뛰는 사장이라면 고객들도 신뢰를 갖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목표는 완주”라던 매킨타이어 사장은 예선에서 지정된 코스를 우회하는 실수로 최하위에 그쳤지만 결승전에서는 안정적인 주행을 펼쳐 총 9대의 출전차량 중 5위에 올랐다. 그는 “좋은 순위도 기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즐거웠다는 것이다”라며 “다음 달 대회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이 허락하는 한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할 계획이다.

영암=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재규어코리아#매킨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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