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손’ 여성예비군 소대 첫 창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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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회 고흥지부 회원 30명 자원
年 6시간 훈련… 장병들에 이발봉사

“엄마들도 나라를 지키는 데 한몫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전남 고흥에서 활동하는 미용사들이 5일 여성예비군소대를 창설했다. 육군 제31보병사단은 대한미용사회 고흥군지부 회원 30명으로 고흥대대 여성예비군소대를 편성했다고 6일 밝혔다. 특정 직능단체 회원으로만 구성된 여성예비군소대는 창군(創軍) 이래 처음이다.

미용사들은 지난해 11월 대한미용사회 고흥군지부장인 송영남 씨(56·여)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고흥대대 한 사병이 머리를 손질하러 온 인연을 계기로 예비군소대를 창설하게 됐다. 머리를 자르는 동안 미용 노하우 등을 묻던 군인은 자신이 부대 이발병이라고 밝히며 사병들의 머리 손질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평소 미용사회 회원들과 국립소록도병원 이발 봉사를 해왔던 송 씨는 군부대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하고 두 달에 한 번씩 부대를 찾아가 100명이 넘는 장병들의 머리를 손질해 줬다.

평균 연령 40대 후반인 미용사회 회원들은 아들 또래인 장병들과 급속히 친해졌고 4월 고흥대대에서 여성예비군소대를 창설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단체로 지원했다. 여성예비군소대장을 맡은 송 씨는 “회원 50여 명이 서로 하겠다고 해 30명으로 맞추는 데 애를 먹었다”며 웃었다. ‘가위손’들로 구성된 고흥군 여성예비군소대는 앞으로 장병들에 대한 이발봉사를 계속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 1회, 6시간 예비군훈련을 받으며 작전 지원 분야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고흥=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여성예비군#이발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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