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서 팔다리 잃은 미군, 두 팔 새로 얻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존스홉킨스병원서 이식수술… 13시간 걸쳐 혈관-신경 봉합

이라크에서 두 팔을 잃은 미군 전역병사가 양팔 동시 이식 수술에 성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2009년 4월 이라크에서 차량을 타고 작전을 수행 중이던 브랜던 마로코 병장(26)은 폭탄공격을 받았다. 그는 왼팔은 팔꿈치 밑까지, 오른팔은 팔꿈치 위까지 절단됐고 두 다리도 무릎 위까지 잘려 나갔다.

여러 차례의 수술 끝에 목숨을 건진 마로코 씨는 3년의 기다림 끝에 지난해 12월 18일 미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양팔 이식 수술을 받았다. 4개 수술 팀이 참가해 사망한 기증자에게서 손과 팔을 떼어 낸 뒤 마로코 씨에게 옮겨 붙이는 13시간에 걸친 대수술이었다. 양팔을 잃은 미군이 동시에 이식 수술을 받은 것은 처음이며, 미국 전체로는 7번째이다.

수술 팀은 먼저 기증받은 손과 팔의 뼈를 잘 정돈하고 접합수술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혈관·근육·신경에 표시를 했다. 이어 금속판과 나사를 이용해 마로코 씨 팔의 남은 부위와 기증받은 팔을 연결했다. 다음으로 근육과 힘줄, 혈관, 신경을 차례차례 연결한 뒤 마지막으로 피부를 봉합했다.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약 한 달간의 적응 기간을 거쳐 마로코 씨는 이제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아버지 알렉스 마로코 씨는 “아들은 새 팔을 얻게 돼 매우 흥분돼 있다”면서 “아들이 웃음을 되찾았다”라고 밝혔다. 현재 미군에는 마로코 씨처럼 사지를 잃은 전역 병사가 4명 더 있으며, 팔·다리를 2, 3개 잃은 병사는 수백 명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수술 총책임자인 앤드루 리 박사는 “이식 받은 팔이 100% 기능을 발휘하기는 어렵겠지만 신발 끈을 묶거나 젓가락질을 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회복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공 팔을 접합한 환자와 달리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새로운 팔을 자기의 팔로 인식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할 때 훨씬 자신감을 갖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마로코 씨는 회복 과정을 거친 뒤 뉴욕 스태튼 섬의 주택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 집에는 마로코 씨가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자선단체가 특수 설비를 설치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라크전#미군#존스홉킨스병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