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사진)가 지난달 29일 모니와 지역 레파다웅 구리광산에서 발생한 경찰의 강경 시위진압 사태를 조사할 위원회를 이끌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전했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1일 대통령령으로 진상조사 ‘30인 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위원장으로 이미 현지에 내려가 공권력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던 수치 여사를 임명했다. 수치 여사는 올해 4월 1일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복귀한 뒤 인권 운동가로서 처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세인 대통령이 수치 여사에게 위원장을 맡긴 것은 그의 역할을 인정하고 사태 해결을 원만하게 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레파다웅 구리광산 사태는 지난달 29일 경찰이 광산 개발에 따른 적절한 보상과 환경 평가를 요구하며 농성하던 시위대의 천막을 급습해 수십 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진압 과정에 시위대의 천막들이 불에 타면서 주민과 불교 승려 수십 명이 화상을 입어 경찰이 소이탄 등을 불법 사용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수치 여사는 사태 발생 다음 날인 30일 현지에 도착해 몰려든 주민 1만 명의 환호 속에 경찰의 과격 대응을 비판하면서 시위대에는 진정할 것을 호소했다.
옛 수도 양곤에서 승려들이 시위에 나서는 등 사태의 파장이 커질 기미가 보이자 세인 대통령은 학생운동가와 국회의원, 정당 대표, 지역주민 등이 참여한 30인 위원회를 즉시 발족시켰다. 조사의 핵심 내용은 경찰 진압의 적법성과 불법 장비 사용 여부, 시위의 배경조사 등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미얀마 군부 소유 기업이 중국 군수기업과 손을 잡고 광산 개발예정지의 땅을 헐값에 사들이며 마찰을 빚은 데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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