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주권 청년 “한국군 입대는 내 인생 최고의 결정”

  • Array
  • 입력 2012년 9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 美해병대 7년 복무 마치고 육군훈련소 입소한 김수환 씨

미국 해병대에서 7년간 복무하고 전역한 다음 다시 한국 육군훈련소에서 입소한 김수환 훈련병. 육군 제공
미국 해병대에서 7년간 복무하고 전역한 다음 다시 한국 육군훈련소에서 입소한 김수환 훈련병. 육군 제공
“한국에서 떳떳이 살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길이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결정입니다.”

미국 해병대에서 7년간 복무한 뒤 지난달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영한 김수환 씨(26)가 5일 밝힌 입대 이유다. 김 씨는 1986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유학 중이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중국적을 갖게 된 그는 6세 때인 1992년 부모와 함께 귀국했다가 중학교 2학년 때인 1999년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2004년 미국 해병대에 입대했다. 이후 7년간 주로 군수분야에서 근무하며 오키나와 하와이 등에서 진행된 훈련에 참가했다. 2007년부터는 2년 동안 주한미군으로 경북 포항에서 통역 업무를 맡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미 해병대 하사로 전역했다.

김 씨는 “혼자서 오랫동안 외국생활을 하다보니 고국에 대한 향수를 많이 느꼈다”며 “전역 후에는 아버지의 개인사업을 돕고, 한국에서 대학 진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육군훈련소엔 김 씨를 포함해 자진 입대한 해외영주권자 51명이 신병훈련을 받고 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20년 넘게 미국 과테말라 볼리비아 등 18개국에서 살다온 이들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힘든 군 생활을 이겨내고 있다고 육군은 전했다.

미국에서 영주권을 취득하고 일본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입대한 이현준 씨(30)는 “군대 갔다 왔느냐고 물어보면 병역의무를 다했다고 당당히 대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본 영주권자인 홍진기 씨(21)는 “한국인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미래를 개척해보고 싶어 입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26일 신병훈련을 마친 뒤 29일 자대로 배치될 예정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자진 입대한 해외영주권자는 모두 1038명이다. 정부가 2004년부터 군 복무 중인 해외영주권자에게 매년 1차례 영주권 국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한 뒤 자진 입대는 해마다 늘고 있다, 군은 해외영주권자가 입대하면 의식주 체험과 역사, 군대예절 등 1주일의 초기 적응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육군#자진입대#영주권자#김수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