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으로 불리며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영화 ‘도둑들’의 전지현.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엽기적인 그녀’(2001년)의 환생이다. 전철 안 게임에서 이겼다고 남친 얼굴을 갈겨대던 그가 이번에는 ‘어마어마한 ××(‘건축학 개론’에 나왔던 그 욕)이네’라며 육두문자를 뱉는다. 톡톡 튀는 말의 재능과 더불어 몸의 매력도 물씬. 늘씬한 몸매에 ‘쫄쫄이’ 옷 입고 와이어 액션을 선보인다. 영화 ‘도둑들’(25일 개봉)의 줄타기 전문 도둑인 ‘예니콜’ 전지현(31)이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호텔에는 ‘예니콜’ 대신 조신해 보이는 흰색 투피스 정장의 ‘새댁’ 전지현이 앉아 있었다. 4월 결혼한 뒤 첫 영화다.
“원래 성격이 활달해요. 이 역할하면서 속이 시원했어요. 거침없이 욕하고 요즘 ‘대세’인 김수현에게도 막 대하고….”
영화는 도둑 10명이 중국 마카오의 수백억 원짜리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카오 박’(김윤석) ‘팹시’(김혜수) ‘뽀빠이’(이정재) ‘잠파노’(김수현) ‘씹던껌’(김해숙) 등이 예니콜의 동료다. 이런 초호화 출연진을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를 흥행시킨 최동훈 감독이 지휘했다.
예니콜은 영화 내내 맛깔 나는 대사를 속사포같이 쏟아낸다. 범죄극 전문인 최 감독의 영화답게 극의 전개도 숨쉴 틈이 없다. “(연기 중인 저에게) 감독님이 막 달려와서 ‘숨도 쉬지 말고 대사를 해주세요’라고 하시더군요. 찍은 화면을 모니터로 보니 연기에 군더더기가 없었어요. 캐릭터를 살리는 데 천부적인 감독이에요.” 실제 그의 말투도 너무 빨라 노트북 자판을 치는 손이 아플 지경이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뭇 여성을 사로잡은 김수현과의 로맨스가 어땠느냐고 물었다. “그 친구 나이(24세)가 되게 어린데 어마어마한 내공을 가졌어요. 자기가 생각하는 걸 끝까지 밀고 나가고, 쟁쟁한 선배들 앞에서도 주눅 드는 게 전혀 없어요.”
자리를 마치기 전에 예상 흥행 성적을 물었다. “감독님이 요즘 박쥐 꿈만 꾼대요. ‘다크 나이트 라이즈’(19일 개봉)가 세다고 하잖아요. 러닝 개런티(흥행 성적에 따른 성과급) 계약을 했는데.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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