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꿈나무재단 27주년]기부&테이크… 300명 기탁… ‘124억 거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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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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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억9000만원 장학사업

장애 학생을 지도한 경험담을 담은 ‘특수교사 교육실천수기 공모대회’ 입선자들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의 특수학교를 견학했다. 동아꿈나무재단은2004년부터 이 대회 입선자의 해외연수 여행을 지원하고 있다. 동아꿈나무재단 제공
장애 학생을 지도한 경험담을 담은 ‘특수교사 교육실천수기 공모대회’ 입선자들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의 특수학교를 견학했다. 동아꿈나무재단은2004년부터 이 대회 입선자의 해외연수 여행을 지원하고 있다. 동아꿈나무재단 제공
김병홍 씨(70)는 21일 동아꿈나무재단에 장학금 152만 원을 전달했다. 베트남전 참전명예수당을 1년 동안 모은 첫 기탁금이다.

그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동아일보를 배달하면서 학비를 벌어 공부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1968년에는 매달 월급을 쪼개 60달러씩 동아일보에 장학금으로 보냈다.

자신처럼 힘든 여건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동아꿈나무재단에 장학금을 내놓아야겠다고 지난해 결심했다. 김 씨는 “첫 실천을 시작했으니 앞으로도 매년 장학금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 첫 손길로 거듭나는 동아꿈나무재단

동아꿈나무재단은 1985년부터 기탁금을 받아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다. 출범할 때 3억 원이던 장학기금은 올해 124억 원으로 늘었다.

김 씨 같은 기탁자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재단이 이렇게 큰 나무로 자랐다. 꾸준한 기탁자는 물론이고 새로 동참하는 손길도 재단을 튼튼하게 하는 힘이다. 지난해 3월 15일부터 1년간 20명이 8300여만 원을 맡겼다. 이 가운데 첫 기탁자는 모두 5명.

서울아산병원 간호사인 이해랑 씨(24)는 지난해 3월 100만 원을 처음으로 보냈다. 그 자신이 2009년과 2010년 꿈나무장학금을 받아 무사히 학업을 마쳤다. 원하는 직장에 취직을 한 기쁨에 첫 월급을 기꺼이 내놓으면서 “꿈나무장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릴레이’ 운동을 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 권씨 화천군파 종중 고문인 권희방 씨(91)와 서경식 씨(81) 부부도 지난해 4월 200만 원을 처음 전달했다.

권 씨는 “고려대 전신인 보성전문학교에 다니다 일제에 강제 징집될 때 당시 교장이던 인촌 김성수 선생이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돌아오라며 끌어안아 주던 기억을 잊지 못하고 뒤늦게 기금을 보탠다”고 말했다. 권 씨의 친형인 희종 씨(2007년 작고)는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30억 원 상당의 토지를 1985년 동아꿈나무재단에 출연했었다.

심홍식 씨는 지난해 12월 아들 심담, 심영 씨 이름으로 각기 100만 원을 보내며 “자녀들이 계속 기부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시민이 500만 원을 조용히 전달했다.

○ 지난해 7억9000만 원 규모 사업 펼쳐

동아꿈나무재단의 기탁자는 현재까지 300명. 시작은 1971년에 100만 원을 보낸 실향민 오달곤 씨(1985년 작고)였다.

이후 동아일보는 1974년 유신정권의 광고탄압 당시 독자가 격려광고금으로 보내온 1억2000만 원을 사회 환원 차원에서 재단 출연금에 포함시켰다. 1985년에도 3억 원을 출연해 재단을 설립했다.

기탁자 가운데 101명은 두 번 이상 장학금을 보냈다. 10번 이상 기탁한 사람도 22명이다. 나기환 씨는 5만∼10만 원씩 171회를 보냈고, 김윤철 씨(70)는 100만∼300만 원씩 209회나 기탁했다.

독지가 12명은 1억 원 이상의 재산을 쾌척해 재단이 뿌리내릴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을 마련했다. 이런 정성을 모아 재단은 지난해 형편이 어려운 중고교생과 대학생 387명을 도왔다. 직업전문대학생 150명, 신체장애학생 100명과 국악, 무용 특기생, 독립유공자 후손, 새터민 가정의 자녀 137명 등에게 3억여 원을 지급했다.

장애학생을 위한 사업도 벌이고 있다. 2004년부터 장애학생을 지도한 경험을 주제로 했던 ‘특수교사 수기공모대회’를 통해 입선자의 해외 연수여행을 지원한다. 장애학생의 교육 기술을 향상하기 위한 특수교사 연구 동아리 지원사업에도 해마다 80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6회째인 전국농아인야구대회와 장애학생 특별동아리 활동 지원에도 1억여 원을 내놓았다.

3억여 원은 동아인산문학상 지원과 독도애호사업 지원 등 학술연구비와 교육기관 지원에 활용했다.

박충서 동아꿈나무재단 사무국장은 “지난해 7억9000만 원 규모의 지원사업을 펼쳤다”며 “앞으로도 재단의 힘이 닿는 대로 소외계층과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동아꿈나무재단#기부#동아꿈나무재단27주년#장학금기금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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