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아버지 이어… 나도 대한민국 장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8일 03시 00분


■ 박승오 ROTC 소위 임관… ‘3대 父子 육군 장교’ 탄생

27일 열린 초임장교 합동임관식에서 3대째 부자(父子) 육군 장교가 탄생했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승오 소위, 형 준오씨, 아버지 헌길 씨, 할아버지 달령 씨, 할머니 김금녀 씨, 어머니 김춘녀 씨.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27일 열린 초임장교 합동임관식에서 3대째 부자(父子) 육군 장교가 탄생했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승오 소위, 형 준오씨, 아버지 헌길 씨, 할아버지 달령 씨, 할머니 김금녀 씨, 어머니 김춘녀 씨.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소위 박승오는 2012년 2월 28일자로 28사단 복무를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28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리는 초임장교 합동임관식을 앞둔 27일 인천 서구 석남동 한 단독주택에서는 우렁찬 외침이 들렸다. 28일이면 이 집에서는 3대 부자(父子)가 모두 육군 장교가 된다.

박 소위(23·한국외국어대 ROTC 50기)는 형인 준오 씨(25·건국대 ROTC 48기)에 이어 육군 장교로 임관한다. 인천 해양과학고 교사인 아버지 헌길 씨(55·ROTC 18기)도 장교 출신이다. 할아버지 달령 씨(85)는 6·25전쟁에 참전해 황해도 구월산 유격부대(8240부대) 간부로 복무하다 육군 중위로 제대했다. 할머니 김금녀 씨(83)도 황해도 은율군 출신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구월산 유격부대원으로 참전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전장에서 만나 결혼했다.

할아버지는 황해도 서해리 전투에서 복부 관통상과 팔뚝에 총상을 입었고, 할머니는 등과 눈 주위에 총상을 입어 2001년도 국가유공자(상이 6급)로 지정되기도 했다.

박 소위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 형이 지킨 나라를 이제 제가 지키게 돼 기쁘다”며 “아들을 낳으면 장교를 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인천 서구에서 30년째 3대가 함께 살고 있다.

인천=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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