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조종사 아들 글 美울려 “우리 아빠 잊지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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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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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던 군(오른쪽)과 그의 아빠.
브레이던 군(오른쪽)과 그의 아빠.
“우리 아빠는 어제 특수임무를 수행하다 죽은 30명의 군인 중 한 명이에요. 아빠는 치누크 헬기 조종사였어요. 이번에 희생된 다른 군인들의 사진을 TV에서 봤어요. 우리 아빠 사진도 올리니 꼭 기억해주세요. 사진 맨 왼쪽에 있는 사람이 우리 아빠예요. ―브레이던 니콜스. 10세.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서.”

10세 소년의 사부곡이 미국을 울렸다. 소년의 아버지인 브라이언 니콜스 육군 준위는 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네이비실 요원들과 함께 작전 중 로켓포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소년은 “아빠가 오면 함께 캠핑을 가겠다”며 꿈에 부풀어 매일 아버지의 귀환 날짜를 손꼽아 기다려왔다고 한다. 남편의 사망소식을 통보받은 아이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어떻게 소식을 전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힘들게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아들은 울음보를 터뜨렸다. 아이의 직감이었을까.

다음 날 TV에서 아버지의 사망 뉴스를 들은 브레이던 군은 어머니에게 “왜 다른 군인 아저씨들 사진은 나오는데 아빠 사진은 TV에 나오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건 가족들이 인터넷에 사진을 올렸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들은 소년은 컴퓨터로 달려가 “네이비실뿐만 아니라 우리 아빠도 기억하게 하고 싶다”며 어머니에게 글과 사진을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CNN 독자투고 사이트인 ‘i리포트(ireport.cnn.com)’에 글이 올랐고 삽시간에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페이스북, 트위터에 글을 실어 날랐다. 이들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꿋꿋하게 성장하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다. CNN은 글의 주인공을 수소문해 브레이던 군을 찾아내 9일 방송에 소개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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