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일군 ‘거인(巨人)’을 추모하는 음악은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로 시작됐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한국 경제에 새 지평을 연 고인의 이미지에 맞춰 이 교향곡을 선정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 추도식 및 추모음악회가 14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범현대가(家)의 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정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을 상영한 후 이홍구 추모위원장(전 국무총리) 및 박희태 국회의장, 김황식 총리의 추도사 및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사말로 이어졌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정 명예회장은) 가난밖에 없는 조국을 부자로 만든 시대적 영웅”이라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은 수많은 젊은이에게 꿈 희망 용기를 준 명언이었다”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은 “선친의 숭고한 위업을 받들어 자손들은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추도식에 이은 추모음악회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는 ‘신세계로부터’와 베토벤 9번 합창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를 연주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등 범현대가 가족이 참석했다. 정계와 재계에서는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현인택 통일부 장관,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조광래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등 스포츠계 인사도 찾아와 3000여 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한편 현정은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로부터 화해) 제안이 온 게 없지만 구체적인 화해 제안이 들어오면 생각해 보겠다”면서 “(현대차그룹이 가진) 현대상선 지분이 우리에게 와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