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가디언紙‘우리가 2010년에 배운 20가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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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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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비밀은 없고, 기부도 전염되더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 ‘우리가 2010년에 배운 20가지’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올해 지구촌의 주요 이슈와 사건으로 한 해를 정리했다.

▽인류를 다시 생각하다=올 3월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2008년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인류 화석의 손가락뼈와 치아에서 추출한 유전자(DNA) 분석 결과 100만 년 전 현생 인류와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또 다른 인류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데니소바인’이라고 명명된 이 인류는 DNA 배열이 다르다는 점에서 5만∼3만 년 전 현생 인류나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시대에 살았지만 다른 환경에서 진화한 새로운 인류라는 주장이었다. 인류가 하나의 기원에서 유래했다는 통념이 깨졌다.

▽“더 이상 비밀은 없다”=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 폭로로 애초 디지털미디어의 등장이 예고했던 정보와 비밀에 관한 혁명이 어떤 모습일지 짐작할 수 있었다. 가디언은 “위키리크스는 투명한 미래 사회를 위한 하나의 시도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위키리크스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투명 사회를 방해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논란을 만드는지도 보여줬다”고 평했다.

▽부자들도 베푼다=가디언은 “억만장자도 넉넉하게 베풀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에게 찬사를 보냈다. 두 사람은 6월 스스로 한 기부서약을 공개하면서 다른 억만장자에게도 “함께하자”고 호소했고 최근까지 40명이 뒤따랐다. 기부도 전염된다는 교훈을 줬다.

▽“젊은 그들이 돌아왔다”=영국의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에서 나타난 젊은이들의 행동주의는 적어도 1960년대 이후 유럽에서 볼 수 없는 것이었다. 가디언은 “청년들의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활활 타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뿐”이라고 평했다.

▽슈퍼연어, 세상을 구원할까=올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른바 슈퍼연어로 불리는 유전자변형(GMO) 대서양 연어 판매 허가에 대한 최종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괴물(프랑켄슈타인) 물고기’를 떠올렸다. 보통 연어보다 2배 정도 빨리 자라기 때문. 미국 회사 애쿼바운티가 개발에 성공한 이 연어는 내년 초 최종 판매 허가를 앞두고 있지만 GMO 반대론자와 환경단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 밖에도 가디언은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가 주도하는 출판시장 재편, 심해 유전개발 사업의 문제점, 구글을 위협하는 페이스북, 미국을 추격하는 중국, 3차원(3D) 시대의 도래 등을 주요 사건으로 꼽았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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