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연 “빈사의 백조로 고국서 은퇴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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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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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린스키발레단 유일 한국인 유지연씨, 내달 9∼14일 내한공연

“단장님이 먼저 제안하셨어요. ‘빈사의 백조’가 좋지 않겠느냐고…. 깜짝 놀랐어요. 마린스키발레단에서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작품이거든요.”

11월 9∼14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무대에 오르는 마린스키발레단 내한공연에서 한국 관객들은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됐다. 이 발레단의 유일한 외국인이자 한국인 단원인 발레리나 유지연 씨(34·사진)가 14일 열리는 갈라 공연에서 ‘빈사의 백조’로 무대에 선다. ‘빈사의 백조’는 생상스의 관현악곡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를 배경으로 한 마리 백조가 죽어가는 과정을 오로지 발레리나의 연기만으로 보여주는 짧은 작품. 전설적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에게 헌정된 작품으로 유명하다.

유 씨는 1991년 15세 때 러시아 바가노바발레학교에 외국인 최연소 기록으로 입학했고 1995년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했다. 러시아에서 춤을 춘 지 약 20년이 된 셈이다.

그는 “이번 무대가 마린스키발레단에서의 은퇴 무대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내한공연이 자주 없는 만큼 고국에서 ‘빈사의 백조’라는 좋은 작품을 출 수 있을 때 은퇴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덧붙였다.

은퇴를 생각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그는 최근 바가노바발레학교에서 지도자 석사과정을 마쳤다. 해외에서 지도자로 와 달라는 요청도 들어오지만 그는 “요즘 한국은 발레가 크게 발전하고 있고 학생들의 신체조건도 훌륭하다. 한국인인데 굳이 다른 곳에서 가르쳐야 할까 싶다”고 말했다.

“마린스키발레단은 1년에 한 달 반 정도 휴가 외에는 계속 공연이 있고, 하루 2회 공연도 수두룩하죠. 한없이 무대에 서보고 원 없이 춤을 춰봤어요. 이 ‘따끈따끈한’ 경험을 누군가에게 전해줄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3만∼25만 원. 1577-7766, www.artgy.or.kr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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