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외국인 유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유창한 한국어… 청중 “와”

  • 동아일보

6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열린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참가 선수들을 응원하는 동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6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열린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참가 선수들을 응원하는 동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절굿공이 아래서 짓이겨지는 쌀은 얼마나 괴로운가! 그러나 수없이 두들김을 당한 다음에는 목화처럼 하얗게 쏟아진다….”

6일 오전 이화여대 이화·삼성교육문화관 대형강의실에서 베트남 출신 웬티투프옹 씨(21)가 호찌민의 어록을 한국말로 또박또박 읽어나가자 300명 가까이 모인 청중 사이에서 “와∼”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은 이날 언어교육원 수강생과 교환학생 등 외국 출신 학생 10명이 참가하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1부 참가자로 나선 외국인 5명이 더듬거리며 말을 하는 초급, 중급 수준이었다면 2부에 나선 5명은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는 학생들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가 아니라 “이 자리를 ‘빌려’”라고 올바로 말하는 등 한국 사람들도 틀리기 쉬운 어휘 사용법이나 문법을 정확히 지키는 참가자도 있었다. 어렸을 적 사연을 발표하면서 동화구연을 하듯 우는 연기, 놀라는 연기 등을 능숙하게 해 내는 지원자도 눈에 띄었다. 파키스탄에서 온 방기 아남 씨(여·교양학부 3학년)는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한 듯 지도 선생님의 손을 꼭 잡는 모습을 보였다가도 단상에 올라가자 정확한 표준 발음과 억양을 사용하고 여유 있게 청중을 바라보는 모습도 보였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바트르하노바 가우하르 씨(22)는 “한국어와 카자흐스탄어는 같은 알타이어 계통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며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한 뒤 고국에 돌아가면 한국어 사전과 교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초·중급자들의 1부 발표와 고급자들의 2부 발표 사이에는 같이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축하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언어교육원 내 댄스동아리 회원 5명은 이날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와 이효리 등 한국 유명 가수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춰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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