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경대씨 부인과 자녀…KAIST에 상속재산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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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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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나눔 실천한 남편 뜻 따라 가족들도 20억 기부 뜻 모았죠”

故김경대 씨
故김경대 씨
“평생 나눔의 삶을 실천한 고인의 뜻을 받들고 싶었습니다.” KAIST는 작고한 김경대 전 ㈜서울합금 대표이사(사진)의 부인인 심윤경 씨(47)가 상속재산의 일부인 주식 20억 원어치를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고 27일 밝혔다. 뉴질랜드에서 자녀 교육을 뒷바라지하고 있는 심 씨는 남동생을 KAIST에 보내 기부금을 전달했다.

KAIST에 따르면 심 씨는 올 3월 뇌출혈로 숨진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기부증서와 약정서, 기부금 통장 등을 발견한 뒤 기부를 결심했다. 유품을 통해 고인이 가족 모르게 3, 4년 전부터 결식아동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달 일정액을 기부해온 것을 알았기 때문. 기부 의사를 밝히자 뉴질랜드에서 고교에 다니는 아들 현재 군(19)과 딸 영재 양(17)도 기꺼이 동의했다.

이후 심 씨는 돈을 기부할 곳으로 KAIST를 생각했다. 남편이 평생을 일하면서 열정을 보인 정보기술(IT) 분야 연구와 교육을 이끄는 데다 최근 언론보도에서 KAIST에 기부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서이다. 현재 고인의 동생이 이어 받아 운영하는 서울합금은 전자 및 전기 기기에 사용하는 기초 접합체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기업으로 친환경 무연 기초접합제 분야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KAIST에 상속재산 20억 원을 기부한 심윤경 씨 가족. 왼쪽부터 아들 김현재 군, 심 씨, 딸 김영재 양. 심 씨의 기부 의사에 자녀는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사진 제공 KAIST
KAIST에 상속재산 20억 원을 기부한 심윤경 씨 가족. 왼쪽부터 아들 김현재 군, 심 씨, 딸 김영재 양. 심 씨의 기부 의사에 자녀는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사진 제공 KAIST
심 씨는 “가족의 결정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아이들 아빠도 만족스럽게 생각하리라 믿는다”며 “뉴질랜드라는 먼 나라에서 살지만 저와 아이들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고, 한국의 자랑스러운 KAIST에 작은 힘을 나눌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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