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원장에 이태진 교수…“역사 통한 국가정체성 확립에 노력”

동아일보 입력 2010-09-25 03:00수정 2010-09-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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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병합 불법성 규명 큰 역할
이태진 교수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67·사진)가 24일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차관급)으로 내정됐다.

작년 초 서울대를 정년퇴임한 이 교수는 30여 년간 170편의 논문을 펴낸 역사학자로서 을사늑약과 한일강제병합조약 등 강제병합 과정에서 맺어진 주요 조약의 불법성 문제에 천착해 온 이 분야의 권위자다. ‘1904년 한일의정서부터 1910년 한일병합조약 등 5가지 주요 조약 모두가 위임이나 비준 절차 등을 빠뜨린 불법조약’이라는 그의 연구 결과는 올해 ‘5·10 한일 지식인 공동선언’을 이끌어내는 데 주요한 근거가 됐다.

이 교수는 조선시대 전반기 유교사를 전공하다가 ‘조선왕조사를 완결하기 위해서는 대한제국기까지 연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구생활 후반기를 근대사 연구에 전념해 왔다. 대한제국사 분야 연구를 개척해 고종의 근대화 노력을 새롭게 조명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이 교수는 외규장각 도서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과정을 밝혀냄으로써 외규장각 환수 운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1988∼1992년 서울대 규장각도서관리실장을 맡을 당시 규장각 도서를 정리·연구하는 과정에서 외규장각 도서가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상세한 과정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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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병합의 불법성 연구’(2003년), ‘동경대생들에게 들려준 한국사’(2005년), ‘고종시대의 재조명’(2000년) 등 저서를 통해 역사적인 연구 결과를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는 평소 유교가 조선을 망하게 했다는 ‘유교망국론’은 식민사관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조선이 자력으로 근대화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일제가 만들어낸 역사관이라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국사편찬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24일 “지금까지 국사편찬위원회가 해온 대로 역사를 통한 국가정체성 확립에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국민이 역사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역사교육문제와 한국사인증시험 개선 등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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