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시민이 수사-기소 참여… 부패 끼어들 여지 차단 검찰시민위, 수사력 강화에 도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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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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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연수원 교수로 파견…美현직 검사 마이클 리씨

마이클 리씨
마이클 리씨
“미국 검사는 힘이 없다고요? 그건 잘 몰라서 하는 얘기예요.”

현직 미국 검사 신분으로 우리나라 법무연수원(경기 용인시 소재)에 교수로 파견 나와 있는 마이클 리(이상현·38·사진) 검사는 최근 국내에서 검사의 권한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로 영미식 사법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16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판사가 재판 중에 질문을 거의 할 수 없고 사실관계 조사 권한도 없기 때문에 검사의 권한이 매우 크다”며 “그래서 일부 로스쿨 교수는 ‘미국 검사는 너무 힘이 세서 문제’라며 한국 형사재판이 채택하고 있는 독일식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리 검사는 최근 일반 시민들이 검사의 기소 여부 심의에 참가하는 ‘검찰시민위원회’ 제도를 한국 검찰이 도입한 데 대해 “검찰의 수사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검사의 권한은 약해지더라도 일반 시민이 직접 수사, 기소에 참여하면 부패가 끼어들 여지가 없고 수사권도 세질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검찰시민위가 모델로 삼고 있는 대배심(Grand Jury)은 미국 검사에게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또 “검사의 힘이 약해지면 가장 좋아할 이들은 범죄자들”이라며 “범죄와 싸우려면 검사는 범죄자보다 더 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살 때 미국으로 이민한 재미교포 1.5세대인 그는 검사가 된 이유를 묻자 “옛날 영화에 나오는 하얀 모자를 쓴 카우보이처럼 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이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리 검사는 샌디에이고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실리콘밸리를 관할하는 로스앤젤레스 주 샌타클래라 지방검찰청에서 12년째 일하고 있다.

리 검사는 자신의 연봉이 비슷한 경력의 한국 검사보다 2배가량 많은 2억 원 정도라며 “미국에서는 검사의 월급, 연금 등 근무조건이 좋기 때문에 변호사 개업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한 번 검사는 영원한 검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소개했다. 스탠퍼드대 조지 피셔 교수의 추천으로 한국에 들어온 지 4개월 된 그는 이번 추석 연휴에 재미교포 목사인 장인과 장모를 모시고 부산을 여행할 계획이다.

용인=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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