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렌즈… 초박막 액정… 새 유전자 발견

  • 동아일보

김광수-한민구-오우택 교수 ‘최고과학기술인상’ 선정

포스텍 김광수(60·화학과), 서울대 한민구(62·전기공학부), 오우택 교수(55·약대) 등 3명이 올해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이들을 2010년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해 대통령 상장과 함께 각각 상금 3억 원씩을 수여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상은 1968년 시작된 대한민국 과학기술상을 2003년 확대 개편한 것으로 국내 과학기술계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김 교수는 원자나 분자를 마음대로 조작해 원하는 기능을 가진 나노 물질을 만드는 새로운 연구를 개척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나노렌즈를 합성해 그 결과를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화제를 낳았다. 빛 파장의 절반 이하인 크기는 식별할 수 없다는 ‘회절 한계’가 김 교수의 나노렌즈로 깨졌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분자의 크기가 10∼2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로 작아지면 완전히 새로운 기능이 생긴다”며 “분자 하나가 몸속에 들어가서 암세포를 찾아 제거하는 ‘분자 로봇’도 이런 연구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한국이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공로가 인정됐다. 한 교수는 1979년 미국 뉴욕주립대 교수로 재직할 때부터 이 분야 연구를 시작한 1세대 연구자로 꼽힌다. 그는 “지금까지 유리 기판으로 딱딱한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먼저 생산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잉크젯으로 프린트하듯 디스플레이를 찍어내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을 발견해 통증을 일으키는 작동원리를 밝혀 통증 연구의 새 장을 열었다. 최근에는 수분의 분비와 흡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녹타민1’이라는 유전자를 발견해 불치병으로 알려진 낭포성섬유증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 최고과학기술인상 시상식은 6일 오전 10시 대구 호텔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개회식에서 진행된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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