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딸 그리워…어머니, 딸 모교에 “장학금 써 달라” 1억 기부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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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딸을 잊지 못한 어머니가 딸의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상명대(총장 이현청)는 9년 전 아이를 출산한 직후 세상을 떠난 이 학교 출신 정혜영 씨(당시 32세)의 어머니 이모 씨가 사재 1억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15일 밝혔다.

상명대에 따르면 1992년 이 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정 씨는 결혼 후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현지에서 둘째 아이를 낳은 뒤 바이러스에 감염돼 출산한 지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3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대학 시절 은사들이 기억할 정도로 늘 명랑하고 밝은 성격이었던 정 씨가 출산하려 머물렀던 미국의 산부인과에서도 ‘빅 스마일(Big Smile)’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을 앞서 보낸 어머니 이 씨의 당시 심정은 말로 형언할 수 없었다.

내년 3월 정 씨의 사망 10주기를 맞는 어머니 이 씨는 딸을 기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딸의 모교인 상명대에 사재 1억 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하고 학교에 딸의 이름을 딴 장학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상명대 계당장학재단은 이 씨의 뜻에 따라 ‘혜영장학기금’을 조성해 정 씨의 후배인 미술학과 재학생 1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기부금 전달식은 16일 오후 4시 상명대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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