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폭력 심각… 사회가 관심 가져야”

  • 입력 2009년 2월 19일 02시 58분


오늘 ‘우리아이 지킴의 날’ 행사 주관하는 변도윤 여성부 장관

“피해자 사후조치 만큼 사전예방 교육도 중요”

“아동성폭력은 사후대처만큼 사전예방도 중요합니다.”

변도윤 여성부 장관(사진)은 19일 여성부 주관으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우리아이 지킴의 날’ 행사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변 장관은 18일 서울 중구 무교동 여성부 장관실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는 ‘함께 지키는 우리 아이, 함께 웃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동성폭력 예방을 위해 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협조체제를 구축한 모범사례들이 소개된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상에서 아동성폭력 예방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부모들을 ‘마미로거(Mamiloger)’로 위촉하고 총 57만 명이 서명한 ‘우리아이 지키기 서명운동’ 용지를 전달하는 행사도 펼친다.

‘우리아이 지킴의 날’은 용산 어린이 성폭력 살해사건 1주기를 계기로 2007년 제정돼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다.

변 장관은 “요즘 ‘무서워서 애들을 밖에 못 내보내겠다’는 부모가 많다”며 “대형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아동 성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동 성폭력 피해신고는 2003년 642건에서 2008년 1220건으로 90%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성폭력 피해신고가 40%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편. 전문가들은 아동 성폭력 신고율이 10%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발생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 장관은 아동 성범죄가 급증하는 것에 대해 “인터넷 음란물 같은 유해환경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왜곡된 성 의식을 부추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동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줄은 알지만 애써 드러내놓지 않고 덮으려는 사회 분위기도 문제라고 했다.

변 장관은 “어린이는 위험을 인식하는 수준이 어른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낯선 사람이 ‘부모님이 병원에 계시니 함께 가자’고 하면 10명 중 4명은 따라간다는 것.

여성부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위험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아동성폭력 예방 및 대응 실행 매뉴얼’을 부모용, 교사용으로 제작해 올 상반기에 보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부터 여성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동·여성 보호 지역연대’는 현재 전국 21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중심이 돼서 지역 교육·의료 기관, 경찰, 시민단체 등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아동성폭력 방지를 위한 교육 상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변 장관은 “성폭력 피해를 본 아동의 절반 이상은 정신질환을 겪고 있으며 어떤 법률적 지원을 받을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피해 아동이 의료, 상담, 법률 서비스를 한곳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해바라기아동센터(www.child1375.or.kr)를 전국 4곳에서 올해 10곳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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