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의문사 故최우혁 씨 24년만에 명예졸업장

  • 입력 2008년 8월 27일 02시 46분


군에서 의문사를 당한 서울대 제적생이 입학한 지 24년 만에 졸업장을 받게 됐다.

27일 졸업장을 받게 된 주인공은 1984년 서울대 서양사학과에 입학했던 최우혁(생전 사진) 씨.

서울대는 2007학년도 후기 인문대 학위수여식에서 1986년 미등록 제적된 최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고 26일 밝혔다.

대학 운동권에서 활동했던 최 씨는 경찰의 수배망이 좁혀오자 학교 출입을 하지 못한 채 1986년 미등록에 의한 제적을 당하고, 이듬해인 1987년 4월 입대했다. 그러나 학생운동 전력으로 보안사령부의 사찰 대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임병들에게 심한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그해 9월 부대 내에서 분신자살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자체 조사 끝에 2005년 그의 사망을 ‘공권력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서울대 측은 미등록 제적생은 명예졸업 대상자가 아니라는 학칙을 들어 올해 2월 명예졸업장 수여 대상에서 최 씨를 제외했다.

이에 최 씨와 같은 학과 동기생 등으로 구성된 ‘최우혁 열사 추모모임’이 나서 학교 측에 항의했다. 결국 서울대 측은 올해 6월 명예졸업증서 수여 규정을 개정하고, 최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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