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소극장 개선 캠페인 나선 전광우 CT 대표

  • 입력 2008년 6월 4일 05시 57분


“지역 소극장 살아나야 공연 문화도 살죠”

“공연 문화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극장이 살아나야 한다고 봐요. 지역의 소극장은 최근 2년간 수적으로 크게 늘었으나 대부분 무대, 편의시설 등이 열악해 불편을 주고 있죠.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소극장 개선 운동을 본격적으로 펴 나가려 합니다.”

‘문화예술전용극장 CT’ 전광우(43) 대표는 3일 이같이 말했다.

대구 중구 남일동 옛 제일극장을 빌려 내부를 ‘문화예술 전용 소극장’으로 개조해 작품성 높은 연극 등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 공연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어 보자며 10여 년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손에 쥔 퇴직금과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 등 3억 원을 이 소극장 개관에 사용했다.

지난해 1월 개관 이후 지금까지 4만여 명의 관객이 이곳을 다녀갔다.

그가 소극장 개선 캠페인에 나선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 이후 공연장을 찾는 시민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뮤지컬 전용 극장 건립을 추진하는 등 공연장 확충에 나선 것은 퍽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지역에 잇따라 문을 연 소극장에는 관객들이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어요. 소극장의 시설 등 환경이 관객들의 눈높이를 채워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대구를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선 소극장과 관객들의 수준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합니다.”

일요일인 1일 오후 4시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이 공연된 이 극장에는 300여 좌석에 불과 30여 명의 관객만 앉아 있었다.

그는 “이른 시일 내 지역의 극단 및 소극장 대표들과 모임을 결성해 대구시에 소극장 활성화 방안을 건의할 생각”이라며 “시도 체계적인 소극장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극장을 운영하며 작품을 만드는 지역 극단의 경우 입장료 수입만으로 운영하는 등 재정이 어려워 무대시설 개선을 고민할 여력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공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소외계층을 위해 대구YMCA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저소득층 주민과 장애인을 초청해 연극 등을 무료로 관람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1800여 명의 소외계층 주민이 이 극장을 찾았다.

그는 “일부 장애인이 관람 중 분위기를 흐리기도 해 애를 먹고 있지만 일반 관객들이 이해를 해 줘 큰 문제가 없다”며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순수문화예술단체 지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 업체가 후원사로 나서 주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며 “삶의 진정성이 담겨 있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연극을 꾸준히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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