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시련이 저희 부부와 가족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21일 ‘제1회 부부의 날’ 기념 유공자 시상식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는 신봉재(51) 한정숙(51) 부부는 몸이 불편한 자녀 1명을 키우고 있다. 부인 한 씨도 팔다리가 불편한 뇌병변 3급 장애인이다.
1979년 결혼한 이들은 90년대 초 부부가 운영하던 냉난방기부품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큰 화상을 입으면서 시련이 시작됐다.
부부는 “반년 동안 중환자실에서 수차례 피부 이식을 받으며 몸도 힘들었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마음이 더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외환위기로 운영하던 공장이 부도가 나 전 재산이 경매로 넘어가고 20년 만에 얻은 늦둥이 막내아들은 생후 20주 만에 1.11kg의 미숙아로 태어나 뇌병변 1급 장애아로 판정받았다.
2005년 한 씨는 유방암 수술 후 4개월 만에 뇌출혈로 쓰러졌다. 식물인간이 될 뻔했지만 가족의 극진한 간호로 상태가 호전돼 뇌병변 3급 장애판정을 받았다.
부부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시련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이혼은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서로 사랑하니까요. 아무리 힘들어도 내 가정은 내가 지켜야지요.”
현재 이 부부는 저소득층 장애아가족 아동양육 지원사업 돌봄이로 일하며 장애아를 키우면서 얻은 경험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있다.
이날 서울 마포구 합정동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열리는 부부의 날 시상식에서는 신 씨 부부와 결혼이민자를 위한 상담 봉사로 국제결혼 가정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킨 박재형(38) 바흐리디노바 라노(27) 씨 부부 등 부부 3쌍, 네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으로 부부가 함께 나누는 가사 및 육아를 실천한 경북 구운초등학교 송미경(36) 교사 등 개인 5명, 창원 YWCA 등 2개 단체가 건강한 부부문화 확산에 앞장선 공로로 장관 표창을 받는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