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태권인생 13년만에 첫 올림픽 다 보여주고 싶어요”

  • 입력 2008년 5월 14일 02시 59분


女태권도 국가대표 선발 임수정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뛰어야죠.”

임수정(22·경희대 태권도학 4년·사진)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태권도 57kg 이하급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12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경희대 국제캠퍼스 내 체육대에서 그를 만났다. 단발머리에 간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의 임수정은 인터뷰 내내 순박한 미소를 지었다.

○ 태권 유망주, 금메달을 꿈꾸다

임수정은 올림픽 본선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과정을 뚫었다. 지난해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올림픽 세계 예선과 국가대표 평가전 등 4차례 대회에서 3차례를 우승했다.

그는 서울체고 1학년 때인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51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을 정도로 태권도 유망주였다. 2007년 방콕 유니버시아드와 세계대학태권도선수권에서도 우승했다.

그러나 올림픽은 이번이 첫 출전. 대학 선배인 이혜영(인천시청)과 이성혜(삼성 에스원)에게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아쉽게 진 탓이다. 대학 졸업반인 그에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은 꼭 목에 걸고 싶은 목표다.

“올림픽 본선에서 저의 모든 것을 보여 주고 싶어요. 뒤돌려차기 등 큰 기술로 외국 선수에게 맞설 생각이에요.”

김봉근 경희대 태권도부 감독은 “수정이는 기본기를 갖췄고 스피드와 발 기술까지 겸비해 실수만 하지 않으면 금메달이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 운동이 좋아 태권소녀가 되다

임수정은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경기 부천시 동곡초등학교 2학년 때 동네 체육관에서 태권도를 처음 접했고 부인중학교 태권도부에 들어가 소년체전을 2연패하면서 ‘태권 소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겁 없이 태권도를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네요. 힘든 훈련과 부상 때문에 ‘그만둘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태권도가 제 인생이 돼 버렸어요.”

임수정은 13일 태릉선수촌에 들어갔다. 올림픽 직전까지 3개월간 합숙훈련을 하며 마지막 담금질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앞으로 선수 생활과 대학원 공부를 병행할 계획이다. 경희대는 그에게 해외 유학도 주선할 예정이다.

하루 종일 태권도에 매달리는 일상. 하지만 임수정은 “외국 선수와 자유롭게 대화하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가끔 동료 선후배에게 부침개와 볶음밥을 요리해 주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용인=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영상 촬영 :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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