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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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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륙 최고봉과 양 극점을 밟았던 산악인이자 탐험가 허영호(54·드림앤어드벤처 대표) 씨가 초경량 항공기를 타고 ‘국토 종단 왕복’에 성공했다.
허 씨는 18일 오전 7시 35분 초경량 비행기 ‘스트릭 섀도’를 타고 경기 여주군 금사면 이포 이글비행장에서 힘차게 날아올랐다. 그는 공주, 전주, 목포, 완도 상공을 거쳐 이륙 3시간 만인 오전 10시 40분경 제주도 상공에 도착했고 방향을 북으로 돌려 오후 3시경 여주로 돌아왔다.
총비행 거리는 1000km, 전체 비행시간은 7시간여가 걸렸다. 연료가 부족하면 전주나 고흥에서 급유할 계획이었지만 최대한 기름을 아껴 단번에 도전에 성공했다.
허 씨는 지난해 1월 1일 같은 기종의 항공기를 홀로 타고 국토 종단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엔진이 비를 맞으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이륙 4시간여 만에 전남 청산도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어선에 구조된 것. 허 씨는 1년 4개월여 만의 재도전 끝에 짜릿한 성공을 거뒀다. 그는 1998년 초경량 항공기 조종면허증을 딴 뒤 1000km 단독비행을 꿈꿔 왔다.
허 씨는 “기분이 정말 좋다. 날씨가 쾌청해 시야가 깨끗했다. 여주로 복귀할 때 맞바람 때문에 시간이 더 걸렸다.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었다. 다만 소변을 참느라고 힘들었다. 기저귀를 준비했는데 쓰지 않았다”고 웃었다.
어렸을 때부터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다음에는 비행기를 타고 서울과 평양을 왕복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허 씨가 이번에 탑승한 ‘스트릭 섀도’는 무게 225kg, 날개 길이 9m의 초경량 항공기로 영국에서 제작됐다. 150∼500m 상공에서 시속 150∼160km로 날아간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