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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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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초 경남 남해군 화방사복지원에 머무르는 노인들이 젊은 스님의 손을 빌려 인터넷에 접속해 농림부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렸다. ‘좋은 사진’이란 영정 사진이었고, 사의를 표한 대상은 농림부 직원들의 사진 동호회인 ‘사진예술연구회’였다.
농림부 사진예술연구회가 농촌 독거노인과 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영정 사진을 찍어 주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쓸 만한 자기 사진을 갖고 있는 농촌 노인이 많지 않다는 데 착안해 홍보기획팀 김인득(44) 주무관이 처음 아이디어를 냈고 회원 50여 명이 모두 찬성해 봉사활동이 시작됐다.
김 주무관은 “영정 사진이라고 하면 어르신들이 불쾌해하실까봐 ‘장수 사진’이라고 부른다”면서 “어르신들이 처음에는 무관심한 척하시다가도 포토숍으로 사진 보정작업을 할 때에는 ‘여기는 점을 빼고, 여기는 주름을 펴 달라’며 까다로운 주문을 하시곤 한다”고 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A4 용지 크기로 찍은 인물사진을 출력해 액자에 넣어 노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갈 때에는 카메라와 PC 등의 장비 외에 사진을 찍을 때 노인들이 입을 수 있도록 양복 상의 두 벌과 와이셔츠, 넥타이도 준비해 간다. “어르신들이 우울한 표정을 짓지 않도록 사진 찍을 때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김 주무관은 설명했다.
사진예술연구회 회원들은 지금까지 충남 홍성과 경남 남해, 경북 의성 등지에서 380여 명의 사진을 찍었고 19일에는 전남 나주로 봉사활동을 떠날 계획이다.
김 주무관은 “사진을 받은 어르신들이 좋아하며 ‘자식들에게 자랑해야겠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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