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만 4000땀 이상… 장인의 혼 값”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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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품양복 이탈리아 ‘키톤’ 대표 마테이스

양복 한 벌에 1000만 원이라니. 게다가 매장이 전 세계에 200개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니 “억” 하는 소리가 절로 난다. ‘명품 양복’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남성 정장 브랜드 ‘키톤(Kiton)’. 삼성 이건희 회장이 즐겨 입는다는 이 브랜드는 현재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과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 매장이 있고 내년 2월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 3호점을 낼 계획이다.

키톤의 대표 안토니오 데 마테이스(43·사진) 씨는 29일 “좋은 양복이란 좋은 음식, 좋은 집처럼 느낌이 좋은 옷”이라며 “입는 사람이 기분 좋은 도도함을 느끼는 것이 우리 양복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삼촌인 키톤의 창업주 치로 파오네 회장의 뒤를 이어 올해 키톤의 대표로 취임한 그는 국내에서 열린 키톤 패션쇼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다.

1968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설립된 키톤은 ‘셔츠같이 가벼운 양복’을 추구한다. 바느질을 4000땀 이상 할 정도로 세심한 정성을 들이며 원단은 스코틀랜드, 실은 이집트산이고, 단추는 아프리카에서 동물 뼈를 가져와 만든다. 키톤에서 가장 비싼 양복 가격은 5만 유로(약 6500만 원)로 전 세계에 17벌밖에 없다. 디자인은 다른 명품 양복에 비해 다소 수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가(高價)인 만큼 ‘그들만의 양복’이란 비판도 있다.

“비싸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힘들죠. 하나쯤 사두고 중요한 날 입는 귀한 옷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습니다. ‘양복은 제2의 피부’잖아요. 남에게 보이기 위한 명품이 아니라 입는 사람을 만족시키는 명품이길 원합니다.”

키톤은 고객들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상류층 고객이 대부분이기에 그렇기도 하다. 마테이스 씨는 “영향력 있는 고객들이 스스로 우리 양복에 대해 얘기하도록 기다리는 편”이라고 했다. 이 회장에 대해서도 그는 “밀라노에 오실 때마다 매장을 방문해 직접 사 가신다”라고만 할 뿐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목표를 묻자 “착용감이 좋아 한국 사람들이 비행기 안에서도 벗지 않게끔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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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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