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12세 에티오피아 소년의 꿈을 위해… 손상된 폐 수술 위해 초청

  • 입력 2007년 7월 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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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소년 아비 아사미뉴(12·사진) 군의 등은 활처럼 휘어 있었다.

생후 6개월 때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척추와 어깨뼈가 심하게 휘어졌기 때문이다.

구부러진 뼈가 폐를 누르고 있어 숨을 잘 못 쉬는 데다 먹기조차 힘들어 12세 소년의 몸무게는 19kg밖에 나가지 않는다.

아사미뉴 군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자마자 결핵으로 숨졌고 어머니는 홀로 사탕수수를 팔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왔다. 아사미뉴 군의 어머니가 하루에 버는 돈은 한국 돈으로 500원 정도.

병원에서는 당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아사미뉴 군이 2년 안에 죽을 수도 있다고 했지만 아사미뉴 군의 가족에게 수술비는 너무 큰 부담이었다.

이런 아사미뉴 군에게 한국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굿네이버스 에티오피아지부를 통해 아사미뉴 군의 사연을 접한 한국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는 삼일회계법인과 영동세브란스병원의 후원으로 지난달 18일 아사미뉴 군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아사미뉴 군의 수술을 맡은 영동세브란스병원 김학선 교수는 5일 실시될 본 수술에 앞서 지난달 아사미뉴 군의 굽은 목을 펴기 위해 머리에 나사못을 박고 추를 매달아 교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아사미뉴 군의 장래 희망은 의사.

머리에 박힌 나사못 때문에 고통스러울 법도 하지만 아사미뉴 군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의사가 되어 나처럼 아파하는 아이들을 고쳐 주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김 교수는 “수술 후에도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아사미뉴의 꿈을 위해서라도 혼신의 힘을 다해 수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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