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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3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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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동영아트센터에서 열린 2006 굿타임 페스티벌 공연을 지켜보던 한 소년은 "언젠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KTF와 사단법인 '청소년 아이프랜드'가 문화 소외지역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이날 공연의 관객 200여 명은 모두 쉼터, 특수학교, 대안학교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초중고생 또래의 청소년들.
이들을 즐겁게 해줄 공연을 준비해 온 8개 공연팀들 역시 전국에서 두 달 간의 공개오디션을 통해 뽑힌 청소년 공연단이었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의 학생들로 구성된 공연팀들은 이날 난타, 비트박스, 아카펠라, 응원 댄스, 사물패, 태권무 등 다양한 재주를 선보이며 공연 봉사활동을 펼쳤다.
그 중에서도 관객들이 특별히 열광적인 호응을 보낸 팀은 힙합 리듬에 맞춰 비보이 춤을 선보인 '마크루'팀.
고등학생 5명으로 이뤄진 이들은 다리를 풍차처럼 돌리는 윈드밀부터 허공에서 순간적으로 동작을 정지하는 프리즈까지 다양한 비보이 기술을 선보여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마크루 팀에 반해 객석에서 무대 위로 뛰어올라간 소년은 자기 또래 비보이들로부터 즉석으로 비보이 스텝까지 배웠다.
구청 청소년 쉼터에서 살고 있다는 이 소년에게 팀의 리더 황태원(17·은일정보산업고) 군은 "나도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홀로 자란 소년가장"이라며 소년을 독려했다.
"저도 중학교 땐 많이 방황했어요. 그런데 춤을 알고 나서는 나쁜 짓도 안 해요(웃음). 다른 건 아무것도 안 보일만큼 미칠 수 있는 '하나'를 찾으면 세상이 달라져요."
공연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는 황 군은 "객석에 있던 친구들 중에 단 한명이라도 우릴 통해 꿈을 가지게 된다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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