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축제때 주막여는 대학총장

  • 입력 2006년 9월 29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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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 김혁종(49) 총장은 가을 축제 때면 '주막집 요리사'로 변신한다.

축제 마지막 날인 28일 오후 김 총장은 하얀 요리사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채 노천극장에 설치된 주막집에 나타났다.

'총장 주막'이 문을 열기 1시간 전부터 학생, 동문, 주민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김 총장은 닭발과 전어구이 등 직접 안주를 만들고 술을 나르면서 매상을 올리기에 바빴다. 교무위원과 총학생회 간부들도 소매를 걷어 붙이고 김 총장을 도왔다.

"한 접시 더"를 외치는 손님들 주문에 전어 500여 마리, 닭발 25㎏이 1시간 만에 동나 삼겹살 20㎏을 긴급 공수하기도 했다.

음식값은 무료였지만 손님들은 입구에 마련된 모금함에 먹은 양 이상의 기부금을 넣고 갔다.

김 총장은 북한 수재민을 돕기 위해 29일 오후 우리민족서로돕기 광주전남본부에 모금액을 기탁했다.

김 총장은 "안주를 굽느라 힘들었지만 학생들과 젊음의 열기를 함께 나눌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북녘 동포를 위해 작은 정성을 보태주는 동문과 주민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 광주전남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 총장은 축제 때 마다 주막을 운영하며 수준급의 요리 솜씨를 뽐내왔다.

김 총장은 2003년에는 태풍 '매미'로 피해를 본 영남지역 수재민을 돕기 위해 주막을 열어 1332만 원을 모았으며 지난해에도 1232만 원을 모아 '통일 쌀 보내기 운동'에 기부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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