少林寺 찾은 푸틴 “내 딸도 中무술 수련”

  • 입력 2006년 3월 24일 03시 08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2일 오후 중국 허난 성 덩펑 시 쑹산의 천년고찰 사오린 사를 방문해 스융신 방장과 함께 무승의 무술시범을 관람하고 있다. 덩펑=신화통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2일 오후 중국 허난 성 덩펑 시 쑹산의 천년고찰 사오린 사를 방문해 스융신 방장과 함께 무승의 무술시범을 관람하고 있다. 덩펑=신화통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중국 방문을 마치기에 앞서 들른 허난(河南) 성 쑹산(嵩山) 산의 고찰 사오린(少林) 사에서 중국 역사 및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과시했다.

유도 유단자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저우(鄭州)에서 모스크바로 떠나기 전 사오린 사를 찾아 스융신(釋永信) 방장의 안내로 2시간가량 사찰을 둘러보고 무승(武僧)의 무술시범을 관람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외국 국가원수가 사오린 사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먼저 스 방장이 권력다툼 과정에서 훗날 당(唐)나라 황제가 된 이세민(李世民)을 구한 ‘사오린13 곤승(棍僧·곤봉무술을 잘 하는 승려)’의 비석 앞에서 비문에 새겨진 사연을 설명하자 “그에 관한 역사는 나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 방장이 다른 비석을 떠받치고 있는 거북 형상의 신비한 동물 조각을 가리키며 “용의 아들”이라고 말하자 “나도 용띠”라고 웃으며 화답했다.

무승들의 수련장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기공 수련을 통해 높은 경지에 오른 한 승려를 소개받자 주먹으로 그의 가슴과 어깨를 수차례 가볍게 두드리며 경의를 표했다.

그는 무승들의 수련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무승도 일반 승려처럼 채식을 하는지, 사찰에 여승도 있는지 등 소림무술과 승려들의 생활에 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스 방장이 소림무술이 적힌 비적(秘籍) 한 세트를 선물하자 “딸들에게 보여 줘도 괜찮겠느냐. 그들이 매우 좋아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유럽유도연맹의 명예회장이기도 한 푸틴 대통령은 두 딸에게 사오린 사 무승 출신을 사범으로 붙여 줄 정도로 중국 무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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